박영선 “대표직 위해 평형수도 뺄 태세였다” 계파수장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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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2일 사퇴했다. 지난 5월8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149일만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는 내용의 '사퇴문'을 당 소속 전체 의원에게 보냈다. 이 글에서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 두 차례나 당내 추인을 받지 못한 것은 주도권 다툼을 벌인 당내 계파 수장들 때문이었다는 취지의 표현으로 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사퇴문' 첫 문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한 후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 세월호 비극의 한복판인 지난 5월8일 원내대표로 선출되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며 "다행이라 여기는 것은 유가족 분들께는 매우 미흡하지만 작은 매듭이라도 짓고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세월호 참사 진상 조사위원회는 가능한 빨리 출범해야 한다"며 "빠르게 사라져가는 증거들을 멈춰 세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 증거들을 현명하게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안이 두 차례나 당내 추인을 받지 못한 것은 각 계파 수장들의 주도권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 작심하고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계속해서 당내 계파 갈등을 겨냥,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극단적 주장은 당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는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 같은… 이런 법을 만드는 일은 이제 더는 없어야겠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의원님들 힘내라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9일까지 새 원내대표를 뽑기로 하고, 후임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김영록 수석 부대표가 원내대표 직무를 대행키로 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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