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코끼리 역대 최대 3만5000마리 몰려…어디서?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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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Photo/NOAA, Corey Accardo)
(AP Photo/NOAA, Corey Accar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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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번엔 북극해에 사는 바다코끼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회의를 열었다. 회의주제는 뭘까? 지구온난화가 아니었을까?
미국 알래스카 북서쪽 추크치해(海)에 면한 포인트 레이 해변에 지난 주말 무려 3만5000마리의 바다코끼리 떼가 몰려들었다고 USA투데이와 CNN이 보도했다. 바다코끼리 떼가 이 해변에 몰려드는 현상은 2007년 이후 3000~1만 마리 규모로 관측됐는데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크치 해의 맞은 편인 러시아 추크치 반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측됐다.

바다코끼리 같은 기각류 동물이 갑자기 육지 위로 떼 지어 몰리는 현상을 영어로 '홀링 아웃(Hauling-out)'이라고 한다. 홀링 아웃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짝짓기와 새끼낳기 같은 번식활동부터 피난, 휴식, 사교활동까지. 짝짓기를 위한 홀링 아웃은 별도로 루커리(rookeries)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홀링 아웃의 원인은 피난에 있다고 봤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와 북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바다코끼리의 쉼터였던 유빙이 대거 녹아 없어지는 바람에 갈 곳 잃은 바다코끼리들이 대거 해변으로 몰려들었다는 분석이다. 미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는 지난달 22일 올해 북극해의 빙하가 역대 여섯 번째로 기록될 만큼 적다고 발표했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역시 같은 달 북태평양 수온이 평년에 비해 섭씨 3도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NOAA의 보고서는 "수온을 측정한 이래 북태평양 지역이 이처럼 오랫동안 따뜻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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