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처럼 부활한 ‘킬러’ 김신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일 06시 40분


남자축구대표팀이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등극을 위해 2일 문학경기장에서 북한과 대결한다. 부상으로 4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던 간판 공격수 김신욱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신욱은 지난달 14일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별리그(A조)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값진 골을 터트린 바 있다. 스포츠동아DB
남자축구대표팀이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등극을 위해 2일 문학경기장에서 북한과 대결한다. 부상으로 4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던 간판 공격수 김신욱의 활약이 절실하다. 김신욱은 지난달 14일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인천아시안게임 조별리그(A조) 말레이시아와의 1차전에서 값진 골을 터트린 바 있다. 스포츠동아DB
■ 오늘 북한전 28년 만의 금 사냥 선봉

사우디전 부상 후 잔여경기 출전 불가 판정
심각했던 종아리 부상 10일 만에 완전회복
남북 대결…한국, 자존심 회복 키플레이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자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 김신욱(26·울산)이 다시 뛴다. 1986년 서울대회 이후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을 꿈꾸는 한국축구도 큰 힘을 얻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오후 8시 문학경기장에서 북한과 운명의 일전을 펼친다. 아시안게임 결승 남북대결은 1978년 방콕대회(공동우승) 이후 처음이다. 아시안게임 상대전적은 1승1무1패다. 만날 때마다 치열한 승부를 벌인 남북이 이번에도 ‘외나무다리’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전의 선봉장은 부상에서 돌아온 김신욱이다. 그는 부상으로 벤치만 지켰던 미안함을 마지막 승부에서 한방에 털어버리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 극적인 회복

지난달 17일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A조) 2차전에서 1-0으로 이긴 한국은 사실상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상처가 너무 컸다. 대표팀은 공격 듀오 윤일록(서울)과 김신욱을 동시에 잃었다. 윤일록은 부상이 심해 대회를 일찍 마감했다. 오른쪽 종아리에 심한 타박상을 입은 김신욱에게는 물음표가 붙었다. 병원 진단은 “어려울 것 같다”였다. 20명 엔트리에서 2명이 빠지면 타격이 엄청나다. 이에 대표팀 의무진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김신욱은 이광종 감독의 허락 하에 오래 전부터 함께한 ‘절친’ 이창현 트레이너에게 연락했다. 김신욱이 힘들 때마다 곁에서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준 이 트레이너는 대표팀 치료와 병행할 수 있는 코어트레이닝(근력강화훈련) 프로그램을 전달했다. 김신욱은 1차적으로 부상 부위 주변을 계속 마사지해 붓기를 뺐다. 홍콩과의 16강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부터는 조깅을 시작했고, 25일 슛과 패스 훈련을 하는 등 본격적인 재활에 돌입했다. 태국과의 준결승을 하루 앞둔 29일에는 팀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출격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김신욱을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았다. 태국전이 당초 예상보다 잘 풀리면서 김신욱은 결승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8강전부터 결승까지, 이틀에 한 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고려한 코칭스태프는 김신욱을 아껴뒀다.

● 남북대결, 더 이상의 열세는 없다!

최근 한국축구는 남북대결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도 각급 대표팀이 북한에 모두 패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16(16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에선 1-2로 역전패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에서도 1-2로 석패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AFC U-14 챔피언십 준결승에서도 승부차기로 패했다. 이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 결승에 나서는 남자대표팀에게는 ‘복수혈전’이 키워드가 됐다.

그러나 김신욱은 북한을 상대한 경험이 없다. A매치 29경기를 뛰며 3골을 넣는 동안 한 번도 남북대결은 열리지 않았다. 비록 부상 때문에 오랜 시간 벤치를 지켰지만, 김신욱 또한 2일 결승 남북대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북한을 넘어 금메달을 차지함으로써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 출전 채비를 모두 마친 김신욱이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서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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