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공식 출범… 시가총액 10조 IT공룡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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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패권 경쟁… 독과점 우려도

《 다음과 카카오가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으로 1일 공식 출범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식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첫걸음을 시작했다. 다음카카오는 네이버와 유·무선인터넷 및 모바일 분야에서 거센 패권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중소사업자들의 영역 침범에 따른 독과점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 다음카카오는 어떤 신사업을 내놓을까


업계 관계자는 “이미 모바일 게임, 모바일상품권 관련 시장은 카카오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라며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0%가 사용하고 월간 실사용자 수(MAU)만 약 40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와 초창기 국내 인터넷 업계를 주도한 경험이 있는 다음이 합병해 새롭게 진출하는 시장이 어느 곳일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정보, 온·오프라인, 사물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이나 전략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공개한 기업홍보 동영상에는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IoT) 택시 쇼핑 등이 등장해 다음카카오의 서비스 진출영역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다음카카오의 핵심 진출영역으로 꼽았다. 하나대투증권 황승택 팀장은 “최근 카카오가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하는 등 자체 전자결제 시스템을 갖췄다”며 “다음이 운영해 오던 소셜쇼핑 사업에 결합하면 네이버 등 기존 업체에는 없는 유통장악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최근 모바일 쇼핑 서비스 카카오픽을 출시했고 올해 중 소액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한 뱅크월렛카카오(가제)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광고시장 진출도 머지않은 듯하다. 중앙대 경영학부 위정현 교수는 “다음은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에 밀렸지만 디스플레이 광고에서는 두각을 보였다”며 “다음의 네트워크를 카카오스토리 등의 서비스에 적용하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긴장하는 중소사업자들

이런 새로운 사업들은 대부분 기존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다음카카오가 준비 중인 ‘카카오택시’(가칭) 서비스의 경우 이미 중소 콜택시 앱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을 이용해 간편하게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되면 기존 업체들은 사실상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합병 전에도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이 가진 강력한 입지가 다음카카오에는 장점이지만 반대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횡포를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음과 카카오가 5월 합병을 발표하면서 자체 공시에서 “(합병 이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할 정도다.

또 글로벌 시장공략 기반이 없는 점도 문제다. 네이버의 경우 가입자 5억 명을 자랑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닦아 놓은 상태지만 다음카카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가 아직 없다. 국내에서는 IT공룡이지만 글로벌 시장을 놓고 볼 때 로컬 업체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다음카카오를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다음과 카카오 모두 IT 관련 업체지만 다음은 웹, 카카오는 모바일 시장에 주력해왔다. 조직 문화와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다음카카오 내부적으로 ‘카카오의 점령’이란 목소리도 높다. 다음 창립 멤버인 민윤정 이사가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시가총액 10조 원대 코스닥 대장주 등극”

이날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의 주가가 급등했다. 다음은 전날보다 8800원(5.58%) 상승한 16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장중 한때 17만33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합병 신주는 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13일까지는 다음으로 거래된다. 다음카카오는 상장 즉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발행되는 신주(약 4300만 주)와 다음의 현재 주식 수(약 1356만 주), 다음의 현재 주가 등을 고려할 때 14일 이후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4조97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서동일 dong@donga.com·박민우 기자
#네이버#카카오톡#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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