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근로자 행복지수 높였더니… 기업가치 갈수록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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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금속공업㈜
‘동합금관 이음쇠’ 등 선박부품 제조… 가족애로 똘똘뭉친 정년없는 회사

삼양금속공업㈜은 정기적으로 단합대회를 열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삼양금속공업㈜은 정기적으로 단합대회를 열어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선박 배관에 쓰이는 동합금관 이음쇠를 주로 생산하는 부산의 향토기업 삼양금속공업㈜(대표 서진민·www.cuniship.com). 1981년 삼양금속공업사로 출발해 선박부품 제조업 외길만 걸어온 기업이다. 이 회사의 제품들은 선박 배관 및 해양 배관, 플랜트 산업설비, 담수설비 및 특수선 분야 등에 두루 사용되고 있다. 설립 이후 30년 넘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굴지의 조선사에 꾸준히 납품실적을 올리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서진민 대표는 회사의 성장비결이 ‘인본경영’과 ‘행복경영’에 있다고 말한다. 삼양금속공업㈜은 근로자 50여 명이 모두 정규직이고 정년도 따로 없다. 15년 이상 장기 근속한 직원들이 대다수다. 직원들은 모두 ‘회사가 바로 내 것’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 딱딱한 기계를 다루는 회사지만 정이 넘치고 서로를 위하며 끈끈한 가족애로 똘똘 뭉쳐 있다.

서 대표는 회사와 직원들의 일체감 없이는 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기술개발만큼 중요한 게 직원복지 향상이라고 강조한다. 자격증, 어학공부 등 직원들의 자기 계발에 관련한 것이라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야구를 좋아하는 직원이 많아 ‘삼양쿠니스’라는 사회인 야구단까지 창단했다. 비용과 생산성만 따지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직원들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다. 근로자를 우선시하는 리더십은 꾸준한 기업성장으로 보답됐다. 매년 매출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 경쟁력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삼양금속공업㈜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플랜지와 피팅 제품들.
삼양금속공업㈜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플랜지와 피팅 제품들.
삼양금속공업㈜은 ISO 9001:2000 설계 및 품질시스템 인증과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개발과제 사업에 참여해 ‘내해수용 동합금 관 이음쇠의 무연 냉간 성형기술’을 개발해 냈다. 특히 매출의 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해외수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국익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10개 국가 및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과 북남미 조선소에 동합금 플랜지와 피팅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불량률 제로의 무결점 제품을 만드는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고가의 합금 재질 분석기인 ‘스펙트로미터’와 ‘PMI 분석기’를 다대동 본사와 학장동 공장에 총 5대나 갖춘 이 회사는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원자재 입고 때 한 번, 공정 진행 중일 때 한 번, 제품완성 후 출하 직전에 또 한 번, 총 3회에 걸쳐 실시되는 강력한 자체 검증검사시스템은 불량률을 줄이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생산되는 모든 자재는 추적 및 식별이 용이하도록 원자재에서부터 식별 태그를 작성하여 공정 중 관리 및 최종 마킹, 포장공정까지 관리하고 있다.

삼양금속공업㈜은 현재 오일메이저인 셸이 발주한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용 선박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해양 및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콩고 모호 프로젝트와 대우조선해양 및 삼성중공업에서 건조중인 인펙스 프로젝트에도 납품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외자재에 의존하던 잠수함용 동합금 배관자재의 국산화에 성공하여 2010년부터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에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해양플랜트 산업박람회인 ‘2015 세계해양기술박람회(OTC)’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제 석유가스전(2015 ADIPEC)에서 우수한 품질 및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양금속공업㈜ 서진민 대표 인터뷰

▼“제조업 최전방에서 대기업과 동반성장”▼


“생산과 설계, 구매, 영업, 무역 등 부서마다 참모부터 막내직원들까지 그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인정해 주고 그에 합당한 권한과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직원의 행복지수는 업무의 능률과 효율에 정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양금속공업㈜ 서진민 대표는 “회사와 직원이 똘똘 뭉치다 보니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직장인이 회사에 기여하고 업무성과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고용안정과 행복한 노사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일할 맛 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년을 없앤 게 성장의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부친인 창업자 서길근 회장의 대를 이어 삼양금속공업㈜을 이끌고 있다. 말단사원으로 현장실습과 허드렛일을 도맡아 시작한 후에 납품, 영업 등을 두루 거쳐 나가며 바닥부터 ‘감’을 익혔다. 자신도 평사원으로 시작했기에 직원들의 애로와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직장보다는 가족과 가정을 늘 우선순위에 두라고 채근하는 괴짜 CEO이기도 하다.

구성원이 행복한 ‘Happy Work Place(행복 가득한 일터)’를 만드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도 행복한 미소다. 서 대표는 제조업 CEO로는 드물게 공대 출신이 아닌 ‘예대’ 출신이다.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지만 업계 정상에 올라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자동화정밀기기전’이 수훈의 영광을 안은 무대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서 그는 개발유공자부문 ‘자유단조를 이용한 백동플랜지와 그 제조방법’으로 선박 부품 제조업 발전에 일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 대표는 제조업의 최전방인 뿌리산업 현장에서 대기업과 동반성장하며 국익에 이바지하겠다는 각오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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