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첨단’ 상암DMC… ‘참담’ 불법주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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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이중 삼중… 사고 위험 아찔

9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MBC 신사옥 앞 도로. 편도 3차로 가운데 2개 차로에 불법주차가 돼 있어 차량 통행은 1개 차로에서만 가능한 모습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9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내 MBC 신사옥 앞 도로. 편도 3차로 가운데 2개 차로에 불법주차가 돼 있어 차량 통행은 1개 차로에서만 가능한 모습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9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전자회관 앞 편도 2차로. 2차로에 불법주차된 승용차 옆에 다시 택시가 불법주차했다. 한 차로에 차량 두 대가 서 있자 택시는 옆의 1차로까지 침범했고, 뒤따르는 차량들은 중앙선을 넘어 달리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MBC 신사옥 옆 편도 3차로의 상황도 비슷했다. 2, 3차로에 걸쳐 이중, 삼중 불법주차를 한 탓에 차량 통행이 원활한 곳은 1차로 하나뿐이었다. 편도 3차로가 실제 1차로로 운영되는 셈이다. 이중 주차를 한 운전자에게 기자가 ‘불법주차 아니냐’고 지적하자 “차를 빼면 될 것 아니냐”는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왔다.

디지털미디어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정보산업단지로 꾸며지고 있는 상암동 DMC가 명성에 걸맞지 않은 구태적 불법주차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에 인접한 가장 바깥쪽 차로뿐만 아니라 차로 두 개를 점유해 불법주차를 하거나 차량 진입이 불가한 도로 가운데 안전지대(황색 실선으로 표시된 곳)까지 버젓이 불법주차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불법주차는 차량 통행의 흐름을 막을 뿐만 아니라 운전자, 보행자의 시야를 제한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마포구는 해마다 상암동에서만 2만 건이 넘는 주차단속을 하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차 문제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DMC 전체 입주율은 93.2%로 유동인구가 하루 6만 명으로 추정된다. 추가 입주를 통해 내년 말에는 유동인구가 하루 12만 명으로 두 배로 늘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현재 마련된 주차 가능 대수는 총 1만여 대인데 내년 말까지 3000여 대의 주차공간이 추가되는 데 그친다. 유동인구는 두 배로 증가하지만 주차 대수는 30%만 느는 셈이다. 서울시는 관련 보고서에서 “2010년도 승용차 교통수단분담률(24.1%)과 유동인구(12만 명)를 단순 반영해 주차수요를 추정해도 심각한 주차난이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그럼 주차난을 미리 막을 수는 없었을까. DMC에는 총 1만3106대의 주차 공간 건설이 추진돼 왔다. DMC는 상암택지개발사업지로 정해져 있는데 ‘서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에 따라 총면적(169만7888m²)의 0.6%(1만226m²)를 주차장으로 만들어야 했고, 이에 따른 주차 대수다. 서울시는 이렇게 조례에 따른 주차 면적만 확보했을 뿐 DMC의 특성과 주변 상황에 맞춘 주차장 수요 분석을 따로 하지 않았다. 시 DMC활성화팀 관계자는 “DMC에 실제 얼마나 주차 공간이 필요한지 용역을 진행하지 않아 주차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차 문제엔 마포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마포구는 2007년 서울시로부터 상암월드컵4단지 앞 주차용지(2345m²)를 사들였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지만 현재 이곳은 주차장이 아닌 텃밭으로 조성돼 있다. 마포구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시에서는 ‘공간을 놀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구 입장에서는 100억 원 이상 들어가는 주차장 건설에 신중해야 한다. 현재는 주차 수요가 적을 것으로 판단해 계획을 유보한 상태이고, 추후 주차장을 지어달라는 요구가 많아지면 건설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상암 DMC#불법주차#디지털미디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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