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한밭벌의 가을, 인문학이 익어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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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강좌 잇따라 열려

한남대 2일 佛시인 무샤르 특강… KAIST ‘고전문학’ 6차례 마련

가을에 문학과 인생 등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좌가 대전지역 대학에서 연이어 열린다.

‘한국 문학의 전도사’로 알려진 프랑스의 시인 클로드 무샤르 씨(73·사진)가 2일 오전 10시 반 한남대 56주년기념관에서 ‘젊음, 꿈 그리고 상상력’이란 주제로 특별 강연을 연다. 노벨 문학상 심사위원을 지낸 그는 파리8대학 명예교수이자 시 전문지 ‘포에지’ 부편집장이다. 그가 가르친 한국인 유학생들이 프랑스어로 초벌 번역한 한국의 시를 다시 다듬어 포에지에 두 차례나 ‘한국시 특집’을 선보였다. ‘2014서울국제작가축제’ 참석차 방한한 그는 “젊은이들이 유연성을 지니고 상상력에 접속할 때 꿈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남대는 무샤르 시인 특강을 포함해 총 3회에 걸쳐 ‘상상력으로 도전하는 지평융합의 세계’를 주제로 대전시민도 들을 수 있는 교양 융복합 특별강좌를 진행한다. 두 번째 강연은 한국과학우주청소년단 최흥식 국제이사의 ‘글로벌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기’(10월 7일 오후 2시), 세 번째 강연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우성 박사의 ‘기술과 문화로 엮어 가는 지구촌 마을 이야기’(10월 14일 오후 3시). 042-629-8095

또 KAIST 인문사회과학연구소는 10월 2일부터 11월 13일까지 6차례에 걸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제8기 시민인문강좌를 연다. ‘고전적 문학에서 현재를 만나다’라는 주제의 이번 강좌는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빼어난 고전들을 통해 인간과 세계의 정체성을 생각하는 기회다. 연구소 관계자는 “기억과 환상, 낭만적 사랑, 소수자 문제에 대해 세계문학의 거장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현재의 세계와 자아를 규명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042-350-4687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우리집에 詩 한편 걸기 ▼
대전문화재단 ‘Poem City’ 사업… 지역시인 3명 작품 시화로 제작


2004년 영국의 리처드 레이놀즈라는 청년은 버려진 공터에 한 송이 꽃을 심었다. ‘게릴라 가드너’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꽃이 있는 정원으로 만들어가는 그의 작은 실천은 전 세계에 입소문을 타고 번졌다. 세계 각 도시는 게릴라 가드너들의 손길로 아름다워졌고 매달 5월 1일은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로 지정됐다. ‘게릴라 가드닝 운동’처럼 작은 실천으로 아름다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운동이 대전에서도 시작됐다.

대전문화재단은 ‘우리집 시 한편 걸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시(詩)가 있어 행복한 도시 ‘Poem City 대전’을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캠페인 이름은 ‘시 뿌리다, 시 꽃피다’이다. 시 한 톨을 뿌리고 시 꽃을 피워냄으로써 대전을 시 향기가 가득한 문학의 도시로 변화시켜 가겠다는 목표다.

문화재단은 이를 위해 대전의 대표문인 5명 중 박용래, 정훈, 한성기 등 시인 3명의 작품 5편씩 총 15편을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했다. 박 시인은 ‘저녁 눈’, ‘겨울밤’, ‘오류동의 동전’, ‘엽서’, ‘앵두·살구꽃 피면’ 등의 시에 현재 화가로 활동 중인 박 시인의 차녀(박연) 그림을 덧붙여 시화로 만들었다. 정 시인의 ‘춘일’, ‘동학사 가는 길’, ‘플라타너스 잎 새’, ‘너는 가도야’, ‘철쭉이 피면 온다드니’ 등의 시와 한 시인의 ‘달 여울’, ‘건어(乾魚)’, ‘내 겨울’ 등의 시에 서예가 석정 윤병건 선생의 글씨를 결합했다.

제작된 콘텐츠는 유리창에 붙이는 스티커 시화와 냉장고 등에 부착할 수 있는 마그넷시화, 엽서, 어린이용 자 등 네 종류를 크기별로 만들어 공간 크기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대전문학관은 사업 확산을 위해 올 한글날에 ‘우리 가족 시화 만들기’ 행사도 열 예정이다. 또 공공기관, 기업, 음식점, 이·미용시설, 버스·택시 승강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도 사업을 확대한다.

박헌오 대전문학관장은 “우리집 시 한편 걸기 사업은 대전이라는 도시를 문학의 정원으로 가꾸어내는 일”이라며 “어디를 가든 시를 만나고 읽을 수 있는 도시로 꾸며갈 경우 도시 홍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문학관(동구 송촌남로 11번길 116)에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전시실을 관람하면 누구나 시화 1점을 받을 수 있다. 042-621-5022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한남대#KAIST#클로드 무샤르#Poem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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