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캐스팅소식, 그렇게 궁금하십니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1일 06시 55분


MBC 드라마 ‘킬미 힐미’ 캐스팅 보도로 인해 논란에 휘말린 톱스타 현빈. 일부 매체의 무분별한 캐스팅 관련 보도가 빚어낸 엉뚱한 상황에 곤혹스럽기만 하다. 동아닷컴DB
MBC 드라마 ‘킬미 힐미’ 캐스팅 보도로 인해 논란에 휘말린 톱스타 현빈. 일부 매체의 무분별한 캐스팅 관련 보도가 빚어낸 엉뚱한 상황에 곤혹스럽기만 하다. 동아닷컴DB
■ 드라마·영화 캐스팅 보도행태 ‘유감’

현빈 ‘킬미 힐미’ 캐스팅 됐네 마네 논란
배우-제작사 대립…잘못된 보도서 촉발
제작 차질·배우들 곤혹 ‘우려의 목소리’


‘생중계’에 가깝게 알려지는 배우들의 캐스팅 관련 소식이 결국 엉뚱한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톱스타 현빈과 ‘해를 품은 달’ 등을 만든 드라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팬엔터)가 이틀에 걸쳐 상대방의 입장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팬엔터가 MBC에서 방송할 드라마 ‘킬미 힐미’ 주인공 역을 현빈에게 제안하는 과정을 둘러싸고 시각이 엇갈린 탓이다.

올해 초 팬엔터로부터 주연 제의를 받은 현빈은 이미 두 달 전 이를 거절했다. 하지만 9월 말 “현빈이 ‘킬미 힐미’에 출연한다”는 내용이 뒤늦게 잘못 보도됐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양측은 현격한 의견 차이를 보이며 공방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팬엔터는 ‘영업 비밀’에 가까운 구체적인 제작 상황까지 알려야 했다. 대본을 수정한 것은 물론, 주인공의 연령대를 30대에서 20대로 바꿨다는 등 내용을 고지했다. 방송도 하기 전에 드라마를 둘러싼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진 꼴이다.

배우와 제작사는 작품을 합작하는 ‘동업자’이자 ‘협력자’ 관계로 통한다. 하지만 이런 공감대에도 현빈 측과 팬엔터가 서로를 향해 “유감”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게 만든 기폭제는 ‘잘못된 캐스팅 보도’가 결정적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현빈과 제작사 모두 캐스팅 여부가 뒤늦게 공론화하지 않았다면 굳이 이처럼 대립할 필요가 없었다고 연예계에서는 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할 배우의 캐스팅 과정이 속속들이 공개되며 논란을 빚는 경우는 수없이 많았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되면서 제작에 차질이 빚어질 때도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배우 김남길이 MBC 드라마 ‘미스터 백’에 캐스팅됐고, 손예진이 KBS 2TV 드라마 ‘왕의 얼굴’에 출연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모두 사실과 달랐다. 이로 인해 제작사는 물론 배우들도 곤혹스런 상황에 처했다.

주연 배우를 캐스팅하는 일은 제작 여부를 판가름하는 첫 단추로 통한다. 특히 최근에는 출연료는 물론 해외 판매, 부가판권 등까지 포함되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이뤄진다. 그런데도 확정되지 않은 캐스팅이 마치 사실인양 ‘물망’ ‘유력’ ‘검토’ 등 설명을 더해 알려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캐스팅 불발 소식마저 공개되고 있다. 이쯤 되면 ‘캐스팅 중계’에 가깝다.

심각성을 인지한 방송가와 영화계 등 제작 주체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러 드라마 캐스팅을 담당해온 한 관계자는 “계약은 고사하고 서로 의견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 가능성이 알려져 제작에 타격을 입을 때가 많다”며 “제작 단계에서 이뤄지는 캐스팅 과정을 대중이 정말 궁금해하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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