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서 누린 ‘8월의 42.195’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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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마라톤 1만7561명 참가… 날씨 선선해 2013년보다 2000명 늘어

홋카이도 마라톤 참가자들이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홋카이도 신문 제공
홋카이도 마라톤 참가자들이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홋카이도 신문 제공
3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공원. 떠들거나 휴대전화로 채팅을 하던 1만7000여 달림이는 출발 총성이 올리자 환호성을 지르며 일제히 달려 나갔다. 시끄럽게 떠들던 모습은 사라지고 레이스에 집중했다. 오직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만 들렸다. 간간이 ‘간바레(힘내라)’라는 응원 목소리도 들렸다.

‘눈(雪)의 도시’ 삿포로가 8월 마지막 날 마라톤 축제로 달아올랐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홋카이도 마라톤에 풀코스 1만4205명, 11.5km 펀런(Fun Run·즐겁게 달리기) 3356명 등 총 1만7561명이 참가해 삿포로의 여름 마라톤을 즐겼다. 전체 참가자가 지난해 1만5000여 명보다 2000여 명이 늘어 삿포로가 여름 마라톤 메카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겨울의 도시 삿포로는 여름에도 선선하다. 8월 날씨가 최고 28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선선하다. 한여름에도 별 어려움 없이 42.195km 풀코스를 달릴 수 있다. 일본의 대표 관광지인 삿포로를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달릴 수 있다는 것도 이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오전 9시 출발 때 날씨는 섭씨 21.8도에 습도 58%. 풀코스 레이스를 마칠 때는 25.4도에 습도 50%. 다소 부담스러운 온도였지만 펀런 코스를 달려본 기자의 첫 느낌은 ‘선선한 날씨 속에서 평탄한 코스를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간간이 나오는 다리와 지하차도를 지날 때 2∼5m의 표고차가 날 뿐 평탄했다. 햇볕이 따가웠지만 서늘한 바람이 계속 불었고 그늘로 들어가면 시원했다.

이날 한국 마스터스 대표로 풀코스에 참가한 남자부의 박창하 씨(35)도 “코스가 평탄하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 즐겁게 달렸다. 특히 30km 이후가 힘든데 30km를 넘어서면서 홋카이도대 인근의 햇볕이 없는 숲 속 길을 2, 3km 달릴 수 있어 오히려 힘이 더 났다”고 말했다. 박 씨는 2시간36분11초(전체 68위)로 완주해 3월 열린 2014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37분24초)을 1분 넘게 경신했다.

삿포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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