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당신이 에너지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모두 틀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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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리처드 뮬러 지음·장종훈 옮김/414쪽·1만5000원·살림

에너지는 정치다. 미국은 석유자원이 많은 중동 사태에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세계 정치 지도자들에게 에너지 정책에 대한 고민을 안겼다.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현대 생활에서 에너지의 비중이 워낙 크고 대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에너지 정책을 확 바꾸려면 정치 지도자가 직을 걸고 추진해야 하지만 이런 바보(?) 같은 정치인은 별로 없다. 선진국 가운데 타협의 정치가 발달한 독일만이 ‘원전 제로(0)’를 선언했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에서 도발적인 질문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저자가 이번에는 에너지 강의로 찾아왔다. 그는 ‘사람들의 문제는 무식함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너무나도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일갈한다. 스타 과학자의 권위를 지닌 저자는 많은 사람이 무엇을 착각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논증한다. 인간이 지구온난화에 끼친 영향은 너무 적은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기자동차는 그 전기를 석탄 발전소에서 가져오면 휘발유 자동차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셈이다…. 이런 식이다. 태양광 풍력 수소 같은 대안에너지 중에서 어떤 것이 전망이 있고 없는지 살펴본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선 누출로 인한 사망자 100명은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직접 사망자 1만5000명에 비하면 무척 ‘적은 수’여서 정책 판단의 주요 요소로 고려할 수 없다는 대목은 당황스럽다. 그 수가 많은지 적은지 판단하는 일은 다시 정치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에너지#석탄 발전소#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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