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의 인물’ 일부 예비후보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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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지사 검거 앞장선 노덕술… 공금 빼내 도박으로 탕진후 도주한 고원준…
울산학센터 587명 선정후 공청회

‘독립지사 검거에 앞장선 일제강점기 고등계 형사, 공금 횡령과 도박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일본으로 밀항한 상공회의소 회장, 신라시대 기생….’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센터가 최근 발표한 ‘울산의 인물’ 예비후보 명단(587명)에 포함된 사람들이다. ‘울산의 인물’은 울산 정명(定名) 600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인물 선정 작업을 해 6월 27일 마지막 공청회를 열었다.

인물 선정 기준은 울산 정명 600주년(2013년 10월 15일) 이전에 사망한 사람 가운데 △울산에서 출생해 울산에서 활동한 사람(1순위) △울산에서 태어났지만 다른 지역에서 활동한 사람(2순위) △다른 지역에서 출생해 울산에서 활동한 사람(3순위) △다른 지역에서 출생해 울산에 공헌한 사람(4순위) 등이다.

마지막 공청회에서 발표된 최종 예비후보 명단에는 일제강점기 고등계 형사로 독립운동가들을 붙잡아 고문을 일삼다가 광복 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 체포되기도 했던 노덕술(1899∼1968)도 포함돼 있다. 노덕술은 독립지사를 검거하고 고문한 고등계 형사로 악명을 떨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울산 출신의 대표적인 공산주의 운동가로 북조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되기도 했던 이관술(1902∼1950)도 들어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있으면서 상의 공금을 빼내 도박자금으로 탕진한 뒤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일본으로 도피하는 등 지역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받는 고원준(1943∼2013)도 예비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또 울산 울주군 두서면에 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기생 전화앵, 실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처용도 최종 예비후보 명단에 포함시켜 발표했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시민 이모 씨(68)는 “울산시민 대다수가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울산의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좀 더 시간을 갖고 정확하고 공정한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택 울산학센터장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논란이 되는 인물을 재심의한 뒤 8월 중 ‘울산의 인물’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의 인물’은 △고려(이상도 울산향토사연구소장) △조선 전기(장세동 동구문화원 지역사회연구소장) △임진왜란 시기(박채은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조선 후기(김문술 청운중 교사) △근·현대(허영란 울산대 교수) 등 5개 시기로 나눠 5명의 자료 조사위원이 750여 명의 인물을 1차로 선정했다. 학계와 향토·예술계, 문화계 인사 10명으로 구성된 인물선정위원회가 자료 조사위원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최종 예비후보 587명을 선정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의 인물#예비 후보#노덕술#고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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