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시너지로 글로벌化 가속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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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마크를 단 우리투자증권]
총자산-자기자본 규모 업계 1위

우리투자증권이 그동안 써왔던 우리금융지주의 파란색 동그라미 로고 대신 NH농협금융지주 로고를 달았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합병의 첫 단추다.

올해 12월 31일 두 회사가 공식적으로 합병하고 ‘NH우투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면 우투증권은 총자산 규모(35조7728억 원)로 보나 자기자본 규모(4조3492억 원)로 보나 업계 1위의 ‘메가 증권사’ 자리에 오르게 된다. 현재 자기자본 규모 1위 자리는 KDB대우증권(3조9640억 원)이 차지하고 있다.

○ 농협금융 내 증권업 비중 10%로 늘어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농협금융 내에서 증권 비중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지금까지 농협금융 내에서 증권업 비중은 2%가량(총자산 기준)에 불과했지만 합병 후에는 그 비중이 10%까지 늘어나는 것.

특히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이 좋은 성적을 냈던 투자은행(IB), 트레이딩, 자산관리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합병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 NH농협은행이 미주에 1곳, 아시아에 2곳 등 총 3개의 해외 거점만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투자증권은 아시아 7곳, 미주와 유럽에 각 1곳 등 총 9곳에 거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지주 내 계열사뿐만 아니라 범농협그룹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 측은 “NH농협은행,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사업부 등과 공동으로 사모펀드(PEF)에 출자해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도 있고 목우촌, 하나로마트 등 농협 계열사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기업공개 등의 방법을 써서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과 우리투자증권은 이처럼 합병 이후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농협 계열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농협에 해당하는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이나 네덜란드의 라보뱅크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해 수익성을 높인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전국에 촘촘히 퍼진 점포망을 적극 활용해 증권사의 개인고객 확보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미 농협금융은 전국 5700여 개 점포와 2800만 명의 금융거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두 회사의 합병을 기념한 파생결합증권 출시나 계좌 개설 이벤트 등을 적극 활용해 단기간에 많은 개인고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증권 측은 “우리투자증권도 금융지주에 속해 있던 계열사였기 때문에 NH농협은행 등과의 업무 협력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영진 교체 앞두고 부실자산 반영 가능성

장기적으로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다소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데다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올해 안에 부실자산을 회계장부에 최대한 반영할 가능성도 높다”며 “올해까지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합병 이후에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회사를 꾸려나가느냐가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정길원 KD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복 기능을 철저하게 제거하면서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높이는 작업을 빠르게 진행해 나가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농협#우리투자증권#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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