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해외시장서 휘파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13개국서 설계용역-시공감리 등 잇달아 따내

철도시장이 세계경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흥시장 국가들이 교통 인프라의 핵심인 철도에 적극 투자하면서 세계 철도시장은 향후 연평균 2.6%씩 성장해 2017년에는 24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철도 관련 기업들도 잠재력이 큰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4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필리핀 교통통신부(DOTC)와 중요한 계약을 체결했다. 63억 원 규모의 필리핀 마닐라 경전철 2호선 동부연장선 토목설계와 시공감리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맡기로 한 것이다. 철도공단이 동남아 국가에서 국제경쟁을 거쳐 정부 발주 프로젝트를 따낸 첫 사례였다.

이번 계약은 최근 철도, 도로 등 인프라 건설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사업 수주를 위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철도공단은 하반기(7∼12월)에 발주 예정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연결철도, 인도 구자라트 주 지하철 기술 용역 등 대규모 해외 철도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철도공단은 국내에서 쌓은 철도 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사업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2005년 중국 쓰촨 성의 일반철도인 수투선에 대한 감리용역을 수주한 이래 최근까지 중국과 미국, 말레이시아 등 13개국에서 엔지니어링 자문, 설계용역, 시공감리, 타당성 조사 등 32건의 사업을 따냈다. 총 수주액은 842억 원. 경부고속철도 건설로 습득한 경험과 노하우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든든한 힘이 됐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철도공단은 부가가치가 큰 사업관리 영역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철도공단은 오만, 케냐 등에서 발주된 프로젝트에 입찰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3000억 원 규모인 오만의 철도 사업관리(공정·비용·감리 등 사업 전 영역 관리) 프로젝트는 공단이 속한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욱 철도공단 해외사업처장은 “오만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건설 최상위 영역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공단은 공단 직원이 직접 설계와 감독을 맡아 해외시장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에는 해외사업을 전담할 전문인력 1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강영일 철도공단 이사장은 “2020년까지 해외매출 목표 2014억 원을 달성해 고속철도(KTX) 건설로 공단이 떠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 감축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국철도시설공단#필리핀 마닐라 경전철#해외철도사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