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gozo)한 브라질] 16강 알제리, 축구냐 종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30일 06시 40분


ⓒGettyimages멀티비츠
ⓒGettyimages멀티비츠
라마단 기간 무슬림들 일몰까지 금식
스위스 감독 “이슬람 선수들 단식 NO”
알제리에선 자율…주장 부게라 “금식”

이슬람 달력으로 9번째 달은 라마단이 시작되는 달이다. 천사 가브리엘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이슬람성전인 ‘쿠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이다. 라마단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일출에서 일몰까지 금식의 의무를 지킨다. 물조차 마시면 안 된다.

축구선수라고 예외일 순 없다. 그런데 브라질월드컵이 16강전에 돌입한 29일(한국시간)부터 2014년 라마단이 시작됐다. 이슬람교를 믿는 선수들은 축구와 종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독일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26·아스날)은 터키계 이민 3세다. 외질은 7월 1일 알제리와의 16강전을 앞두고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일이 있다. 단식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체력이 중요한 축구선수에게 식습관의 갑작스런 변화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스위스 오트마르 히츠펠트(65) 감독은 팀에 이슬람교를 믿는 선수가 있음에도 “누구도 금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 디디에 데샹(46) 감독은 라마단 금식을 개인의 자유에 맡겼다. 프랑스에도 미드필더 폴 포그바(21·유벤투스), 포워드 카림 벤제마(27·레알 마드리드) 등 무슬림이 있다.

이슬람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알제리의 주장 마지드 부게라(32·카타르 레퀴야)는 “컨디션 조절에 더 신경을 써야겠지만 나는 금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알제리의 라마단 금식도 강제는 아니어서 선수마다 생각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계율은 여행자, 임신부, 노인, 환자 등에 한해 라마단 금식을 면제해준다. 브라질월드컵은 여행에 해당할 수 있어 꼭 금식을 지키진 않아도 된다. 공교롭게도 2012런던올림픽에 이어 브라질월드컵까지 라마단 기간과 겹치자, 단식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