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10년내 꽃피울 17大 신기술 활용, 깨끗하고 힘 넘치는 대한민국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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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에너지 개발에 국운 걸다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7%에 이른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들이 쏟아졌지만 에너지 자립도는 높은 에너지 소비 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했다. 한국 경제가 세계 10대 경제대국, 무역 1조 달러 달성, 정보통신 강국으로 성장하는 사이 자원빈국인 한국의 에너지 안보는 세계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하지만 융합이 산업계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한국의 에너지 산업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전통적인 에너지 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접목한 에너지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미래형 에너지 산업,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되고 있는 세계 에너지 판도 변화에 주도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에너지 혁신 이끌 17대 신기술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이 발 빠르게 투자에 나서고 있는 에너지 산업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공급 분야다. 화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당장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풍력과 태양광,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에너지 등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래 에너지 혁명이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공급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 등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에너지 수요 관리와 송전탑 등 에너지 전송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진출할 만한 새로운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10년 내 에너지 시장에서 각광받을 17대 에너지 신기술을 꼽았다. 산업부는 11월까지 국내 기업들의 미래형 에너지 기술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에너지기술 혁신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혁신 기술 분야에서는 무선 전력 송수신, 에너지 사물인터넷, 고효율 에너지 변환·저장장치 등이 꼽힌다. 무선 전력 송수신은 전기 에너지를 전자기파나 광파로 변환해 송전탑 없이도 전기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막대한 송전탑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송전탑 건설 부지 확보를 위한 토지보상 비용 등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사물인터넷은 최근 스마트와치 등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에 인터넷 기술을 결합한 것처럼 에너지 관련 시설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기술로 에너지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 빌딩 곳곳에 인터넷으로 연결된 센서를 부착해 조명과 온도, 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중앙통제센터에서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수요관리 분야에서는 탄소 포집·이용·저장기술(CCUS), 수요 대응형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이 미래에 각광받을 신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CUS는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전기나 열에너지 등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또 에너지 공급 기술과 관련해서는 북극 등 극한지에 매장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하는 기술, 식물이나 미생물 등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청정연료 개발 등이 대표적인 신기술로 꼽히고 있다.

ESS, 탄소포집 기술 주도권 확보 박차

국내 에너지 기업들도 이 같은 신기술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전 자회사인 발전 6개사는 202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1기가 넘는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42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이 사업을 통해 한전은 서남해, 남해, 제주 해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6.7GW의 신재생 에너지를 확보하고 이와 별도로 태양광발전으로 1.3GW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한전은 ESS와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AMI) 등 에너지 절감형 신기술 개발도 집중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에너지 절감 기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최근 구리·남양주 지사에 ‘스마트그리드(SG)스테이션’을 세우기도 했다. SG스테이션은 건물 내에 ESS, AMI는 물론이고 배전지능화시스템(DAS), 전기차 충전기 등 에너지 신기술을 총동원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시험 설비다.

LG화학은 전북 익산시 익산공장과 충북 청원군 오창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ESS 설비를 구축한다. 대규모 ESS 시설을 구축해 공장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LG화학의 에너지 절감 기술력에 대한 공신력을 높여 ESS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두 공장에 ESS 시스템이 가동되면 전기요금이 낮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기요금이 높은 낮 시간대에 저장한 전기를 사용해 연간 13억원의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 포집·이용·저장기술 분야에서는 남부발전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남부발전은 5월 경남 하동군 하동화력발전소에 세계 최초로 10MW급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설치했다. 건식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는 기존 습식 흡수제를 이용한 탄소 포집 기술보다 경제성이 높아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이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이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하동화력발전소의 탄소 포집 설비는 연간 7만 t가량 이산화탄소를 모을 수 있는 규모로 소나무 140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며 “내년에는 강원 삼척시에 세계 최대 규모인 300MW급 상업용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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