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 선생님이 못 걷는 아들 고칠 수 있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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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의사회 몽골서 의료봉사

16일 몽골 자르갈란트의 병원에서 간호사 최현희 씨(오른쪽)가 선천적 발 기형을 가진 오차르 군의 발을 살펴보고 있다. 자르갈란트(몽골)=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6일 몽골 자르갈란트의 병원에서 간호사 최현희 씨(오른쪽)가 선천적 발 기형을 가진 오차르 군의 발을 살펴보고 있다. 자르갈란트(몽골)=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16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북서쪽으로 227km 떨어진 자르갈란트 마을의 병원.

서울 적십자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안성준 씨(37)는 오차르 군(4)의 오른발을 꼼꼼히 살펴봤다. 오차르 군의 오른발은 발가락 끝이 아래로 꼿꼿이 서서 발꿈치가 땅에 닿지 않는 선천적 첨족(尖足). 아버지 바트토르흐 씨(33)는 아들을 데리고 수차례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선천적 심장천공(穿孔)까지 있는 오차르 군에게는 발 교정 수술이 어렵다며 돌려보냈다. 그러던 중 한국 의사들이 온다는 소식에 아들의 X선 사진까지 들고 찾아온 것이다.

오차르 군의 상태를 살펴본 안 씨는 “정밀 진단이 필요하겠지만 수술을 통해 교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아들이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본 바트토르흐 씨는 아내 젠드아요슬 씨(35)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함께 병원을 찾은 오차르 군의 누나 오강델그르 양(5)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치과 진료를 받기도 했다.

민간 의료봉사단체 열린의사회(이사장 고병석)는 15일부터 17일까지 몽골 자르갈란트에서 의료 봉사를 했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열린의사회 봉사단원 20명은 3일간 약 760명의 현지 주민을 진료했다.

주민 6000여 명이 거주하는 자르갈란트에 의료 시설은 보건소 규모의 병원 한 곳뿐. 대부분의 의료 시설과 의료진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집중돼 있다.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현지 주민들은 고혈압 관절염 위염 등을 많이 호소했다.

이번 의료봉사는 국회 연구모임 나무 심는 사람들(대표의원 강기정), 열린의사회, 환경재단(대표 최열), 롯데백화점(대표이사 이원준)이 공동 주최한 2014년 몽골 나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올해 2회를 맞은 몽골 나눔 프로젝트에는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와 태양광 전등 지원사업도 함께 포함됐다.

자르갈란트(몽골)=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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