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관 조교사, 생김새만 봐도 명마인지 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27일 06시 40분


최고의 ‘말 관상쟁이’로 불리는 김영관 조교사가 경주마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최고의 ‘말 관상쟁이’로 불리는 김영관 조교사가 경주마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루나 등 명마 발굴한 최고의 ‘상마쟁이’

“경주마를 고를 때 혈통 다음으로 중요시 하는 것이 외모다. 어깨가 튼튼하고 체형은 대칭이어야 한다. 또 콧구멍은 넓고 크고, 가슴은 두껍고 엉덩이는 둥그스름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명마의 자질을 갖춘 망아지를 선택한다.”

말도 생김새를 보고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판별하는 것을 상마(相馬)라고 한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하 부경)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영관 조교사는 한국경마 최고의 ‘상마쟁이’다. 탁월한 안목으로 될성부른 망아지를 발굴해 명마로 키워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통합 상금왕에 올랐다. 이 기간 그의 마방 소속 경주마는 527번 우승으로 250억원을 벌어들였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캐낸 후 갈고닦아 보석으로 만들었다.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부경 개장 초기에 활약했던 ‘루나’는 경주마로서는 치명적인 선천적 다리 장애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조교사는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마주에게 구매를 권유했고 ‘루나’는 역대 최저가인 970만원에 낙찰됐다. 김 조교사의 예상대로 ‘루나’는 데뷔 후 부경 경주로를 지배했다. 경남도지사배, KRA컵 마일, 오너스컵 등 억대 상금이 걸린 빅매치를 잇따라 석권하는 등 몸값의 74배인 7억20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루나’의 감동스토리는 2011년에 차태현 주연의 영화 ‘챔프’로도 만들어졌다. 자신을 믿어준 조교사에게 성적으로 보답한 것. ‘루나’를 통해 꽃핀 김 조교사의 마필관리 철학은 이후 많은 명마를 길러냈다. 2009년 삼관경주 우승마 ‘상승일로’, ‘남도제압’, 지난해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제패한 ‘인디밴드’, 최강 여왕마 ‘감동의바다’가 현재 김 조교사 마방 소속이다. 한국경마 최다인 17연승을 기록하고 떠난 전설의 경주마 ‘미스터파크’도 김 조교사의 작품이다.

김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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