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고객의 말-행동 따라하면 매출 쑥쑥 ‘일심동체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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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동체(一心同體)’란 말이 있다. 마음을 하나로 합쳐 한마음, 한몸이 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른다면 ‘동체(同體)면 일심(一心)이 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행동, 언어, 태도, 패션, 사용 상품이 서로 같아지면 자연스럽게 한마음이 된다.

여기서 동체는 ‘미러링(mirroring)’, 즉 거울에 비친 것처럼 상대방을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어린아이가 하는 말과 말투를 엄마가 따라 하는 것이 대표적인 언어의 미러링이다. 길을 걷는 연인이 걸음걸이를 맞추는 것도 마찬가지다.

동체일심 효과는 세일즈에도 활용된다. 2011년 프랑스 남브르타뉴대 연구진은 세일즈맨이 고객의 말과 행동을 따라 했을 때 매출에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살펴봤다. 연구 결과, 점원이 고객을 따라 하면 매출이 증가하고 점원의 권유를 더 잘 받아들이며 점원과 매장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카페에 온 손님이 “아메리카노 한잔요”라고 주문하면 직원이 “네, 아메리카노 한잔요∼”라고 따라 할 때 호감도가 높아졌다. 백화점에서도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있습니다”라고 답하면 그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커진다.

동체 효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까지 전파되고 있다. 2011년 오스틴 텍사스대 연구팀은 소개팅으로 만난 남녀가 주고받은 SNS 메시지를 분석해, 말투가 비슷할수록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리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에서 상대방이 “∼했어용?” 하고 질문하면 자신도 “그랬어용” 하고 장단을 맞춤으로써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특정 지역 사람끼리 사용하는 사투리가 일체감을 가져다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미러링, 즉 ‘동체’는 서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반면 ‘일심’은 확인하기도 힘들뿐더러 만들기도 어렵다. 따라서 일심에서 출발해 동체를 추구하기보다는 동체에서 시작해 일심을 이끌어내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hsigna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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