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한민국 ‘러키 리그’, 산유국의 꿈 안겨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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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원유 시추선 두성호 건조 30주년

26일 부산 남항에 정박한 국내 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두성호 선상에서 건조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두성호는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국내 자체 석유 개발을 목적으로 1984년에 건조됐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26일 부산 남항에 정박한 국내 유일의 시추선인 두성호.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두성호 선상에서 건조 3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두성호는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국내 자체 석유 개발을 목적으로 1984년에 건조됐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국내 유일의 원유 시추선 두성호(斗星號)가 건조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석유공사는 26일 말레이시아 해역에서 셸사와 계약한 조업을 마치고 급유를 위해 부산 남항에 입항한 두성호 선상에서 건조 3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들이 두성호 내부에서 기념 케이크를 자르며 두성호 건조 3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들이 두성호 내부에서 기념 케이크를 자르며 두성호 건조 3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이날 최병구 한국석유공사 석유개발기술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30년 동안 해외 해양 석유 시추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기술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두성호가 성공 신화를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성호는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안정적인 석유 공급을 위해 1984년 경남 거제 대우조선에서 만들었다. 542억 원을 투입해 적재능력 4000t, 승선인원 112명, 작업 가능 수심 최대 450m, 해저 굴착 7600m 규모의 반잠수식으로 건조됐다. 자체 운항은 하지 않고 예인선이 3∼5노트로 끈다.

시추선 이름은 건조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중간 글자와 ‘별’을 합해 지었다. 이후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으나 국제 해양시장에 널리 알려진 데다 국제인증 취득, 계약 등 때문에 개명이 쉽지 않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두성호를 움직이는 인원 중 핵심인력 34명만 석유공사 소속이고 나머지 70여 명은 현지 채용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망망대해에서 2교대로 ‘4주 근무, 4주 휴가’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두성호는 국내 대륙붕에서 24개 공의 시추를 담당했고 1998년 7월에는 한국 최초인 ‘동해-1’ 가스전의 탐사시추에 성공해 대한민국을 95번째 산유국 대열에 올려놓았다. 이 가스전은 2004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또 지금까지 미국, 러시아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총 117개 공의 해양 시추작업에서 다수의 석유가스를 발견해 국제사회로부터 ‘러키 리그(rig·해저 유전굴착 장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엔 까다롭기로 소문난 다국적 기업 셸이 선정한 세계 시추선 안전 및 작업평가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두성호는 열악한 기반시설과 각종 기자재, 물·식량 등 보급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조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매출 6929억 원, 영업이익 2031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912억 원, 이익 568억 원 등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해에는 정부성과공유 10대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를 마친 두성호는 세계 최대 가스 생산업체인 러시아 가스프롬의 사할린 해역 시추작업에 참여한 뒤 12월부터는 국내 대륙붕 6-1 지역 시추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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