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새 도전 “엄지손가락을 해방시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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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샌프란시스코서 개발자 콘퍼런스… 말로 조작하는 방식 대거 소개

“오케이 구글, 지금 한국은 몇 시야?”

손목에 찬 삼성 ‘기어 라이브’에 대고 말하자 곧바로 화면에 한국 시간이 떴다. 문자메시지가 도착한 순간 “답장”이라고 외친 뒤 “지금 가고 있어”라고 말하자 그대로 메시지가 입력돼 전송됐다. 스마트폰은 주머니에 넣어둔 채였다.

○ 하반기 웨어러블 전쟁 예고

웨어러블 기기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아직 스마트폰 시장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정보기술(IT)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토로라 등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I/O)’에서 구글의 웨어러블 전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워치를 각각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올 초 자체 개발한 타이젠 OS 기반의 ‘삼성 기어2’에 이어 이번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웨어러블을 추가로 선보인 것이고, LG전자는 처음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삼성 ‘기어 라이브’는 전작에 비해 얇은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가 장점이다. 무게 59g, 두께 8.9mm로 ‘기어2’(68g, 10.0mm)나 ‘갤럭시 기어’(73.8g, 11.1mm)보다 얇고 가볍다. 1.63인치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심박센서와 생활 방수·방진 기능 등이 적용됐다.

LG G워치는 직사각형 화면의 테두리에 버튼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무게는 63g, 두께는 9.95mm로 ‘기어 라이브’보다 조금 크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은 기어 라이브보다 100mAh 큰 400mAh다. 24시간 내내 화면이 꺼지지 않는 ‘올웨이즈 온(Always-On)’ 기능은 제품에 탑재된 센서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대기 상태에서는 화면이 저절로 어두워져 배터리가 덜 소모된다. 1.65인치 IPS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탑재했다.

기어 라이브와 G워치는 이날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다음 달 7일 정식 출시된다. 가격은 기어 라이브가 199.99달러(한국 기준 22만4000원), G워치는 229.99달러(26만9000원)다.

○ ‘지친 엄지손가락에게 자유를!’

구글은 이날 ‘엄지손가락의 해방’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행사에 참석한 6000여 명의 개발자 및 취재진은 ‘안드로이드 웨어’뿐 아니라 자동차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오토’ 등 말로 스마트기기를 조작하는 방식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사용법은 안드로이드 웨어와 유사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을 스마트폰과 연동시킨 뒤 “오케이 구글, 모스콘센터에서 가까운 주유소를 알려줘”라고 말하자 곧 안내가 흘러나왔다. 실시간 교통 상황을 파악해 지름길로 안내하기까지 했다. 손을 쓰지 않고도 목소리만으로 음악을 틀 수 있었고 연락처를 검색해 전화를 걸 수도 있었다. 운전 중 스마트폰 화면으로 시선을 돌릴 일이 없었다. 선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 150번 이상 스마트폰을 보게 된다”며 “문자메시지를 읽고 전화를 걸고 잠금을 해제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이제 지친 엄지손가락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구글은 안드로이드 TV와 건강관리 플랫폼 ‘구글 핏(Fit)’도 발표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구글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모든 영역에서 자신들의 플랫폼을 적용하겠다는 욕심을 내비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구글#웨어러블#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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