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고 부수고… 러닝타임 164분이 짧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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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편 모두 관객 700만 넘긴 ‘트랜스포머’… 4편 ‘사라진 시대’도 대박 예약?

25일 개봉한 트랜스포머 시리즈 4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인간과 로봇 배우를 대폭 교체하고 보강했다. 세 편 합계 관객 2272만 명을 동원한 트랜스포머 열풍을 이어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CJ E&M 제공
25일 개봉한 트랜스포머 시리즈 4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인간과 로봇 배우를 대폭 교체하고 보강했다. 세 편 합계 관객 2272만 명을 동원한 트랜스포머 열풍을 이어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CJ E&M 제공
‘6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트랜스포머’의 광풍이 또 불까?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시리즈 4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가 25일 개봉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매번 6월에 개봉해 그때마다 화제를 불렀다. 1편이 2007년 국내에서 744만 관객을 모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유년기 장난감에 대한 추억을 부르는 자동차와 로봇, 이 둘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자동차 변신 로봇’에 철없는 남성 관객은 주저 없이 지갑을 열었다. 2편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년)과 3편 ‘트랜스포머: 달의 어둠’(2011년)도 모두 동원 관객 수 700만 명을 넘겼다.

세 편의 평균 관객 수는 757만 명. 이는 2000년 이후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중 최고 기록이다. 3편이 900만 관객을 모았던 ‘아이언맨’ 시리즈도 1, 2편은 각각 400만 관객에 그쳤다.

시리즈가 이어지며 자칫 관객의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4편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서 감독 빼고 다 바꿨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3편의 마지막, 악당 로봇 디셉티콘과 시카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선한 오토봇들은 정부의 체포령이 떨어지자 모습을 감춘다. 디셉티콘도 대부분 처벌을 받아 감옥에 갇힌 상황. 아마추어 발명가인 예거(마크 월버그)는 우연히 폐기 직전인 고물차로 변신한 대장 로봇 옵티머스 프라임의 의식을 깨운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깨어나자 디셉티콘도 그에 맞서 다시 전쟁을 시작한다.

3편까지 인간 주인공이었던 샤이아 러버프는 마크 월버그로 교체됐다. 여자 주인공도 신예 니콜라 펠츠로 바뀌었다.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인 로봇 배우군에도 새 피를 수혈했다. 담배를 피우고 수염을 기른 ‘하운드’, 사무라이 복장을 한 ‘드리프트’, 낙하산을 펼치고 쌍권총을 쏘는 ‘크로스헤어’가 새로 등장한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야수를 길들이듯이 순화시켜 타고 다니는 공룡 로봇(다이노봇)도 눈길을 끈다. 인간이 조종하고 자유자재로 합체와 해체를 반복하는 갈바트론도 나온다.

자동차 배우진에도 새 얼굴이 보인다. 옵티머스 프라임을 보좌하는 로봇 범블비는 ‘1964년형 쉐보레 카마로SS’와 ‘2015년형 카마로’ 두 가지로 변신한다. 악당 로봇인 락다운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부가티 베이론 비테세’로 바뀐다. 자동차 마니아를 의식한 캐스팅이다.

상영시간은 164분으로 길어졌다.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긴 시간이다. 이 영화 홍보사인 퍼스트룩 관계자는 “길어진 상영시간은 트랜스포머에 대한 관객 충성도를 잘 아는 베이 감독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블록버스터 영화 중 2시간 30분이 넘는 영화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타이타닉’(195분)과 ‘아바타’(162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 나이트’(152분)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164분) 정도. 모두 최고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 초반부 스토리의 이음매가 매끄럽지 못하고, 인간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하다. 하지만 눈이 즐거운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티켓 값을 기꺼이 지불할 만하다. ‘더 록’ ‘진주만’ ‘아마겟돈’ 같은 전작에서 거대 액션 장면을 보여줬던 베이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극대화했다. 중국 베이징과 홍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도시 파괴 장면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압도당할 뿐이다. 도시를 원 없이 때려 부순 컴퓨터그래픽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러닝타임#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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