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흔드는 ‘서청원-김무성 혈투’… 全大이후 지도부 내분 후유증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2위가 마음으로 승복할지 의문”
2006년 강재섭-이재오 격돌후… 李, 姜대표와 사사건건 충돌

새누리당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치열하게 맞붙으면서 선거 후 후유증을 걱정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25일 “세월호 참사 이후 반성을 바탕으로 국가 대(大)개조 수준의 개혁과 쇄신을 이끌어야 할 차기 당 지도급 인사들이 반목으로 내부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선거에서 패한 사람이 진심으로 결과를 받아들이고 승복할지 의문이라는 우려다.

이번 전당대회는 2006년 당 대표 선거 당시 강재섭, 이재오 의원이 격돌한 이후 가장 치열한 것으로 꼽힌다. 과거 사례를 돌이켜 보면 유력 후보 간 대결이 치열할수록 반목의 골은 깊었다.

1위를 차지한 당 대표는 당 운영을 독식하려 하고, 2위가 된 최고위원은 대표를 흔들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는 성향을 보여 왔다. 결국 당 지도부 회의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하거나 내홍(內訌)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청와대와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박 대통령이 당을 떠난 뒤 당내 구심점이 없어 여당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전당대회 이후 내분이 심해질 경우 무기력증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전당대회 이후 사무총장과 지명직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소장 등 각종 당직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당 대표와 이를 견제하려는 2위 최고위원 간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다.

2006년 전당대회에선 강 의원이 대표로, 이 의원은 2위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 “색깔론을 뒤집어씌웠다”고 반발하며 전남 순천시 선암사로 내려가 한동안 당무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마음으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 의원은 당무에 복귀한 이후에도 강 대표와 협력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

2010년 전당대회 때도 주류 측 안상수 의원과 비주류 측 홍준표 의원이 강하게 맞붙어 안 의원이 대표가 됐지만 차점자인 홍 의원은 당직 인선과 당무 운영에서 사사건건 맞섰다.

집단 지도체제의 구조적 한계라는 해석도 나온다. 2003년 전당대회 때는 이듬해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대표를 뽑는 선거로 서청원, 최병렬 의원이 거세게 맞붙었다. 당시는 당 대표 1인 독점체제였기 때문이 최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서 의원은 어떤 당직도 맡지 않았다. 그러다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만들어진 당 혁신안에 따라 현재의 9인 집단지도체제로 바뀌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서청원#김무성#전당대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