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민 57% “10년전보다 더 위험해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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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서울서베이 ‘사회 안전망 적신호’
폭력범죄 경제위기 가장 불안… 생활안전 위협 1위는 주차질서
행복점수 100점 만점에 72점… 2명중 1명 “사회-경제위치 中下”

주부 이영미 씨(47)는 최근 자신의 삶을 “풍요 속 불안”이라고 했다. 그는 “아이들도 잘 키웠고 먹고사는 데 어려움도 없다. 하지만 언론에 나오는 각종 뉴스를 보면 흉악 범죄와 안전사고 등 사회가 점점 위험해지는 것 같아 ‘혹시 우리 가족의 행복이 깨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시민들은 이 씨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서울시가 25일 발표한 ‘2013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절반 이상(57%)이 “10년 전보다 사회가 더 위험해졌다”고 생각했다. ‘10년 전과 비슷하다’는 답변은 24.5%, ‘덜 위험해졌다’고 답한 건 18.5%에 불과했다. 특히 답변자 둘 중 한 명은 “10년 후 우리 사회의 위험 요소가 더 늘 것(48.3%)”이라고 답해 우리나라의 사회 안전망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15세 이상 시민 4만7384명을 면접한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시민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는 뭘까. 가장 심각한 요인은 폭력범죄(6.23점)였고 △경제위기(6.15) △핵 사고(6.14) △교통사고(6.09) △실업(6.01) △성인병(5.92)이 뒤를 이었다. 생활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로는 ‘주차질서(36.8%)’를 가장 많이 꼽았고 △길거리 쓰레기 방치 △범죄·폭력 순이었다.

실제로 위험을 느낀 가정도 적지 않았다. 10가구 중 3가구 이상(32.5%)이 “최근 1년간 가정의 위험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 원인은 △가족의 건강 이상(35.4%) △기러기 아빠 등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35.1%) △고용 등 직업 불안(19.8%) 순이었다.

가족생활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로는 노인의 고립과 자살(53.1%), 이혼(53%)이 많았다. 고령화시대가 시작된 데다 신성한 결혼을 가볍게 보는 풍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무자녀·저출산 △개인주의적 심화 △부모의 가정교육 역할 감소 △가족의 상부상조 기능 감소 △재산 분배 갈등 등이 꼽혔다. 모두 핵가족 시대가 되면서 가정의 소중함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울시민의 전반적인 행복점수는 72.2점(100점 만점)이었다. 서울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은 지난해 75.5점으로 전년에 비해 2.2점 올라 2008년 처음 서베이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시민 둘 중 한 명(50.4%)은 자신의 정치·경제·사회적 위치를 ‘중하(中下)’라고 봤다.

한편 1955∼1963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부머’ 가구주 가운데 43.4%는 희망 은퇴 시기를 65∼69세라고 꼽았고 70세 이상이라는 응답도 22.3%나 됐다. 이들의 약 70%는 은퇴 후 소득을 100만∼300만 원 미만으로 희망했고 소득활동 분야로는 소규모 자영업(21.8%), 유연 근무제(17.3%)를 하길 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사회 안전망#행복점수#서울서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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