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주 “뚱뚱해도 좋아해주는 팬들과의 의리, 살과의 의리 지킨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26일 06시 55분


‘짝퉁’도 ‘원조’만큼 인기다. ‘의리’ 김보성을 패러디한 ‘보성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우먼 이국주는 ‘원조’에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웃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짝퉁’도 ‘원조’만큼 인기다. ‘의리’ 김보성을 패러디한 ‘보성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우먼 이국주는 ‘원조’에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웃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여자 김보성’으로 의리 신드롬 이끈 이국주

김보성 선배에 영향 줄까 말·행동 조심
뚱뚱녀 캐릭터…여자로서 욕심은 버려
개그맨은 웃기면 호감! 살 뺄 생각 없어


대한민국을 강타한 ‘의리’ 열풍의 원조는 당연히 배우 김보성이다. 하지만 그가 다시금 대세로 떠오를 수 있게 ‘마중물’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개그우먼 이국주(28)다.

이국주는 지난해 12월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수상한 가정부’에서 김보성을 패러디한 ‘보성댁’ 캐릭터로 사랑받기 시작했다. ‘수상한 가정부’는 올해 초 막을 내렸지만 이국주는 새 코너 ‘코빅열차’를 통해 여전히 ‘보성댁’을 연기 중이다.

최근 불어 닥친 의리 신드롬은 이국주에게도 새로운 전성기를 가져다주었다. ‘코빅열차’와 함께 출연 중인 ‘10년째 연애 중’도 매주 화제가 되고 있고,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와 푸드TV ‘셰프를 이겨라’의 진행자로도 발탁돼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국주는 “데뷔 9년차에 찾아온 모처럼의 바쁜 시간을 즐기고 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여러 활동을 하려고 한다. 그래야 내가 지금 서 있는 개그 무대(코미디 빅리그)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보성댁’ 캐릭터와 함께 ‘예수 그으∼리수도’ ‘모나으∼리자’ ‘마무으∼리’ 등 ‘의리’를 이용한 언어 유희 개그에 대한 대중의 기대도 한껏 높아졌다. 그는 “요즘에는 동료 개그맨이나 팬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평소 생각했던 재미있는 단어나 패러디 등을 내 SNS에 올려주는 분들이 많아져 부담을 좀 덜고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기와 관심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겁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매일매일 겸손을 마음에 새긴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기라는 것 뒤에는 감내하고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더라. 말도 아끼고, 술도 줄였다”고 털어놨다.

선배 김보성에 관한 이야기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보성이 ‘대한민국 대표 의리남’으로, 이국주가 ‘의리녀’로 불리면서 ‘공동운명체’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탓이다. 이국주는 “내가 ‘여자 김보성’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상 나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김보성 선배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내가 자칫 구설에 오르내리면 선배의 활동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지 않나. 나는 개그를 하는 사람이니까 내 무대에서 웃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뚱뚱녀’ 콘셉트로 다양한 개그를 선보였던 이국주는 새로운 캐릭터를 계속 연구 중이다. 가끔 “살을 빼서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거듭나보라”는 제의도 많지만 이국주에게는 나름의 개그 철학이 있다. 단순히 뚱뚱한 개그우먼이라고 해서 비호감인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소재를 덧입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결국 “개그맨은 웃기면 호감이 된다”는 나름이 철학이다.

‘뚱뚱녀’ 캐릭터 때문에 받은 상처도 적지 않다. “여자로서 욕심은 버린 지 오래다”는 말에서 그동안의 고충이 마음으로 전해졌다.

“살을 빼주겠다, 성형수술을 해 주겠다는 제의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내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아무리 많아도 건강, 다이어트 관련 프로그램은 거절하는 이유도 공개했다. 이국주는 “방송에 출연해 어디가 아프다는 얘기를 들으면 ‘뚱뚱한데 아픈’ 이미지까지 생긴다. 미련해 보이는 것이 싫다. 언제까지나 유쾌한 개그우먼이고 싶다. 그리고 실제로 생각보다 건강하다”며 웃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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