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동부화재 오너지분 담보제공 압박 세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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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이르면 26일 자율협약 신청
7월 실사후 경영정상화 계획 낼듯… 성과 없을땐 ‘제철’ 워크아웃 가능성
“개인투자자 회사채 전액보전”

동부그룹이 이르면 26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신청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24일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 포기를 선언한 직후 한국산업은행은 동부 측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25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26, 27일 중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할 계획이다. 자율협약은 경영위기에 빠진 기업과 채권단이 맺는 자율적인 협약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첫 단계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이면 산업은행 주도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된다”며 “채권단이 다음 달 실사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계획과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안팎에서는 포스코가 인수를 포기한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의 매각이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핵심 사안이라는 평가가 여전히 많다. 특히 상대적으로 인수 매력이 떨어져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부인천스틸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동부그룹 내부에서는 채권단이 동부인천스틸의 해외 매각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 업체 중에서는 동부인천스틸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동부그룹과 채권단이 정식으로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동부와 채권단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준기 회장의 아들 김남호 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4.06%)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류희경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채권자가 동부의 어느 재산을 내놓으라고 법적으로 강제할 순 없다”면서도 “남호 씨가 동부그룹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므로 적극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채권단이 경영상태가 좋은 금융 관련 계열사들의 경영권 매각을 요구하고 동부 측이 이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일각에서는 “실적이 좋은 알짜배기 금융사들만 갖고 적자기업인 제조 계열사들은 금융권에 떠넘기려 한다”며 동부그룹의 태도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동부그룹과 채권단의 갈등이 심각해지거나 계속해서 구조조정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개인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2700억 원 상당의 동부제철 회사채는 전액 채권은행이 보전해주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투자자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유재동 기자
#동부화재#담보#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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