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언제 팔까 고민? 목표치 달성하면 환매… 수익률 꽉 잡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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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전환형펀드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이곳저곳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투자자가 많다. 은행예금에 들자니 연 2%에 불과한 저금리가 못마땅하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자니 변동성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 반 토막’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원금을 또 까먹지 않을까 불안해한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언제 환매해 수익을 챙겨야 할지가 고민거리다.

이런 투자자를 겨냥해 최근 일정한 목표수익을 달성한 뒤 자동으로 안전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유지해 주는 ‘목표전환형펀드’가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좀 더 확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에 벌어둔 수익률 유지 가능

목표전환형펀드는 운용 초기에 주식 같은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다가 미리 정해둔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곧바로 주식을 팔고 우량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그동안 쌓아온 수익을 유지하는 상품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3일 현재 목표전환형펀드는 92개. 이달에만 3개 상품이 새로 설정됐다. 올 들어 목표전환형 공모 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4508억 원 수준. 지난해 한 해 동안 5771억 원을 끌어모은 것에 비하면 올해 목표전환형펀드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수익률을 확정지을 수 있는 목표전환형펀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전환형펀드는 박스권 장세에서 기존에 벌어둔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랐을 때는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상대적으로 성과가 저조할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목표전환형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상품구조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가 등락에 따라 주식비중이나 투자시점을 조절하는 ‘분할매수’ 전략을 쓰거나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압축펀드’ 또는 ‘그룹주펀드’와 결합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수익률 달성에 잇달아 성공

목표전환형펀드는 최근 잇달아 수익률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유럽경기회복수혜 목표전환형펀드’는 출시 8개월 만에 목표 수익률을 초과 달성해 이달 11일부터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수익률 8%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구조로 지난해 10월 7일 이 펀드를 출시했다. 유럽경기회복수혜 목표전환형펀드의 수익률은 10일 기준 9.55%. 앞으로는 채권형으로 전환돼 국공채 통안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대대적인 경기 부양 정책을 내놓았다”며 “경기 부양을 주도하는 선진 유럽국가 및 정책효과에 따른 수혜를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 섹터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올 1월 출시한 ‘글로벌 클린에너지 목표전환펀드’는 출시 40일 만에 목표 수익률 8%를 달성했다. 이 펀드는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 관련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현재는 채권형으로 전환됐다.

목표전환형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상품도 연이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사 인기상품 ‘배당프리미엄펀드’를 목표전환형으로 출시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IBK자산운용도 최근 삼성그룹주 지배구조 재편 수혜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사모 형식으로 모집했다. 동양증권은 지난달 인공지능 종목 추천 시스템인 ‘마이 t레이더(MY tRadar)’를 이용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매한 뒤 목표 수익에 도달하면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100% 전환해 수익률을 유지하는 ‘마이 t레이더 상장지수펀드(ETF) 랩어카운트’를 출시했다. 고객이 목표 수익률을 5%, 7%, 9%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목표전환형펀드는 일찍이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부 목표전환형펀드는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고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높은 목표수익률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전체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검토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지영 기자 jjy016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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