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기업에 투자하듯 재무상태·현금흐름 점검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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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노후를 위한 생애자산관리

지금은 퇴직 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 ‘100세 시대’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인 만큼 자산을 불려야 하는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쌓아놓은 자산을 매달 풀어써야 하는 은퇴세대 모두 자산관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자산관리란 더 많은 자산축적을 목표로 재무자산(financial wealth)을 감당할 수 있는 위험 내에서 성장 전망이 좋은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신상근 소장
신상근 소장
필자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퇴 준비 현황 또는 은퇴 이후의 생애자산컨설팅을 하다 보면 난감한 상황을 겪을 때가 많다. 30대는 자산도 없고 은퇴 준비가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고, 40대는 교육비 등 쓸 곳이 너무 많아 여유가 없다 한다. 50대는 퇴직은 가깝고 모아 놓은 것은 없는데 지금 와서 뭐 뾰족한 수가 있겠냐 하고, 60대 이후 은퇴자 중 일부는 모아 놓은 자산이 많으니 딱히 계획이 필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퇴직 시점의 자산이 생각보다 많건 적건 은퇴 이후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이를 위해 청년 시기에는 근로소득을 합리적 소비를 통해 재무자산으로 전환하고, 중년에는 형성된 재무자산을 잘 불리고, 퇴직 이후에는 축적된 자산으로부터 퇴직소득을 만들어 소비를 해나가는 생애자산관리가 필요하다.

생애자산관리 어떻게 할까

생애자산관리의 최종 목표는 여유로운 노후생활이다. 하지만 결혼, 주택마련, 자녀교육 등에 자산을 사용하고 나면 여유 자산은 제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생애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라이프사이클 전체에 걸쳐 지속적으로 노후대비 자산관리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즈음에 임박해서 은퇴 준비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업에 투자할 때 재무제표와 현금흐름표를 분석하듯 개인도 본인의 재무상태와 현금흐름표를 매년 작성한 뒤 점검, 보완해야 한다. 자산이 수익성, 안정성, 현금성 측면에서 적절하게 분산되어 있는지, 부채 수준은 적정한지, 지출은 적정한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매년 자산을 꼼꼼하게 체크한 뒤 현재의 자산과 부채, 소득과 지출 수준이 미래의 여유로운 노후생활에 충분한지를 판단하고 필요할 경우 자산 및 지출 재조정을 해야 한다.

또 생애자산관리에서는 재무자산뿐만 아니라 인적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을 대상으로 자산배분을 실행해야 한다. 인적자산은 미래에 벌어들일 소득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것을 뜻한다. 채권과 성격이 비슷한데 가령 연봉 4000만 원을 받는 35세가 60세까지 근무한다면 인적자산은 9억8000만 원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금융자산으로 현재 5000만 원을 갖고 있다면 이 사람의 총자산은 10억3000만 원이 된다. 금융자산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인적자산을 반영한 총자산을 대상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대별 생애자산관리 이슈 점검

세대별로 관심을 갖고 집중해야 할 생애자산관리 이슈가 다르다.

30대는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 가장 많은 세부 자산관리 목표를 갖고 있다. 돈이 나갈 곳은 많은데 대부분의 30대는 증여나 상속이 아니면 본인의 힘으로 필요한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이 시기에 가장 큰 자산은 본인의 인적자산이다. 즉 매달 급여로 들어오는 근로소득이 자산형성의 원천이다. 합리적 소비를 통해 저축률을 높이면서 노후 준비를 위해 일정 비율로 적립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재무자산은 임금 등 소득의 일정 부분을 지속적으로 투자해서 형성되는 자산으로 근로기간이 길수록, 저축률과 투자수익률이 높을수록 큰 폭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인적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재무자산을 축적해나가야 한다.

40대는 근로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은 시기로 자산 축적을 잘 해야 할 때다. 이 시기에는 자녀교육비 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재무자산 증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투자 전략에 집중하면서 자녀교육비는 일정 수준을 정해놓은 뒤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50대는 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의 은퇴소득 공백기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위한 고정자산 유동화, 자산 수익률 제고를 위한 자산 재조정 전략이 필요하다.

60대는 전적으로 은퇴소득으로 생활해야 하는 시기다. 모아놓은 자산을 잘 풀어쓰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다. 축적한 자산을 통해 어떻게 고정적인 은퇴소득을 만들 것인지, 현금 흐름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조기에 은퇴소득을 소진시키지 않으려면 물가 수준 이상으로 자산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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