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낮고 빠른 크로스…‘키 작은 칠레’ 맞춤형 전술 빛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25일 06시 40분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네덜란드전 0-2 패배 불구 ‘태풍의 눈’…왜?

바르가스·산체스 등 주전 키 170cm초반
삼파올리 감독, 팀 단점 장점으로 극대화
낮은 크로스·기습 침투로 장신 상대 공략
조 2위로 16강행…무색무취 한국에 교훈

칠레는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비록 24일(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B조 3차전에선 0-2로 패했지만, 1·2차전에서 호주(3-1 승)와 스페인(2-0 승)을 내리 꺾으며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했다. 당초 B조에선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과 전통의 강호 네덜란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칠레는 철저하게 준비된 ‘맞춤형 전술’로 당당히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했다.

● 번뜩이는 삼파올리 감독의 전략

칠레는 2007년 세계적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59)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공격성 강한 축구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비엘사 감독이 추구한 강한 압박과 패싱 축구로 남미의 신흥강자로 부상했다. 2012년 칠레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호르헤 삼파올리(54) 감독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비엘사 감독의 시스템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뒤 자신만의 색깔을 더했다.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 알렉시스 산체스(FC바르셀로나), 호르헤 발디비아(파우메이라스)를 비롯한 칠레 주축 선수들의 신장은 170cm대 초반이다. 장신들이 즐비한 상대국들에 신장에서 밀린다. 삼파올리 감독은 팀의 단점은 감추고,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칠레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내내 크로스를 높게 구사하지 않았다. 공격수들의 키가 작아 공중 볼 경합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낮고 빠른 크로스를 통해 상대 문전을 공략했다.

또한 세트피스 상황에선 상대가 페널티지역 부근에 수비벽을 쌓는 데 집중하는 사이, 페널티지역 밖에 있는 선수에게 볼을 뺀 뒤 후방에 있던 선수가 문전으로 기습 침투하는 변칙 전술로 상대 수비를 위협했다. 작지만 빠른 선수들의 장점을 살린 전술이다.

● 칠레의 선전이 주는 교훈

조별리그 3경기에서 칠레가 넣은 5골 중 헤딩골은 단 한 개도 없다. 5골 모두 상대 수비의 허점을 노린 중거리 슛과 기습 침투를 통해 뽑았다. 삼파올리 감독의 철저한 준비와 효과적인 훈련을 통해 완성한 전술이다. 이 같은 칠레의 선전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일관된 전술로 ‘무색무취’의 경기력을 보인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B조 2위로 16강에 오른 칠레는 A조 1위 브라질과 29일 벨루오리존치에서 격돌한다. 칠레는 1998프랑스월드컵,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잇달아 브라질을 16강에서 만나 각각 1-4, 0-3으로 패한 바 있다. ‘맞춤형 축구’로 주목받고 있는 칠레가 ‘천적’ 브라질의 벽마저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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