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 원자로 기술 유럽에 첫 수출

네덜란드에 263억원 규모 사업… 원자력硏, 우선협상자로 선정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이 원자로의 개선 사업을 수주해 유럽 시장에서 국산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산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기술이 유럽으로 처음 수출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의 1900만 유로(약 263억 원) 규모 ‘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오이스터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사업은 델프트공대에서 운영 중인 연구로의 열출력을 2MW(메가와트)에서 3MW로 늘리기 위해 시설을 개조하고 냉중성자 설비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으로 2017년까지 진행된다. 냉중성자는 X선보다 투과력이 뛰어나면서도 에너지가 낮아 살아있는 세포 속 물질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명공학이나 의약 연구에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부는 이번 사업 수주는 세계 최고 성능의 연구로가 있는 유럽에서 국산 연구로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계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적 원자력 기업인 프랑스의 아레바, 독일-러시아의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인 끝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상목 미래부 차관은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유럽에 국산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연구로와 대형 상용 원전 등 다양한 원자력 기술 진출 사업이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자력연은 1995년부터 자체 개발한 ‘하나로’ 연구로를, 2011년부터 냉중성자 설비를 추가로 구축해 운용해 왔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