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아름답게 떠나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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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퇴임하는 염홍철 대전시장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염홍철 대전시장(왼쪽)이 22일 대전 중구 선화동 계룡문고에서 자신의 저서 ‘염홍철의 아침편지’ 사인회를 연 자리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염홍철 대전시장(왼쪽)이 22일 대전 중구 선화동 계룡문고에서 자신의 저서 ‘염홍철의 아침편지’ 사인회를 연 자리에서 미소 짓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하고 있다. 주변에선 “당선이 유력했음에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임기를 마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염 시장은 21일 시청 실국과장 등 간부와 출입기자단 등 80여 명과 함께 보문산 고별 등반대회를 가졌다. 그는 “대전을 대표하는 보문산에서 직원들과 다양한 대화를 하며 걷고 싶었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22일에는 중구 선화동 계룡문고에서 자신의 저서 ‘염홍철의 아침편지’ 저자 사인회를 열었다. 지난달 발간된 이 책은 염 시장이 매주 월요일 지인들에게 보내는 아침편지 내용을 묶은 것. 이날 행사에는 300여 명이 몰렸다.

염 시장이 별도의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고 사인회로 대체한 이유는 주변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는 “현직에 있는 사람이 출판기념회를 연다면 주변에 부담을 줄 것 같았다. 계룡문고 측에서 사인회를 개최하면 어떻겠냐는 요청이 있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민선 3기 때인 2005년에는 ‘함께 흘린 땀은 향기롭다’, 1994년 관선 시장 때는 ‘연애에 빠진 시장’ 등의 칼럼집을 냈지만 별도의 출판기념회나 사인회를 열지 않았다.

염 시장은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정무직 보직인사들에게 동반 사퇴를 권고했다. 김인홍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송덕헌 비서실장 등이 이달 말 사표를 낸 뒤 시청을 떠난다. 임기가 남은 손규성 일자리특별보좌관과 김용분 여성시민통합특별보좌관도 함께 물러난다. 손 특보는 “염 시장이 후임 시장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표를 권고해 받아들였다”고 했다.

염 시장은 최근 서구 둔산동 옛 오후청 건물 5층에 3평짜리 사무실을 구했다. 그동안 가깝게 지냈던 지인들과의 ‘사랑방’ 역할을 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앞으로 정치는 물론이고 모든 공직을 맡지 않고 시정에 대한 간섭이나 관여 역시 없을 것”이라며 “오로지 평범한 시민으로 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요일인 23일 오전에도 327번째 아침편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영화 ‘역린’을 통해 정조가 재조명되는 시점에서 국가 혁신의 중심에 대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시장의 과욕인가”라고 자문하기도 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염홍철#대전시장#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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