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호날두, 목숨은 살려놨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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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전 종료 30초전 동점 어시스트
탈락 위기서 극적 회생 포르투갈… 가나에 대승해도 獨-美 비기면 끝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3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미국과의 경기도중 그라운드에 앉아 있다. 마나우스=GettyImages 멀티비츠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3일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G조 미국과의 경기도중 그라운드에 앉아 있다. 마나우스=GettyImages 멀티비츠
‘지옥의 G조’에 속한 포르투갈은 브라질에서 가장 혹독한 기후를 가진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정말 지옥을 맛볼 뻔했다. 섭씨 30도가 넘는 기온과 70%에 육박하는 습도가 시간에 쫓긴 포르투갈을 옥좼다. 후반 추가 시간 미국에 1-2로 뒤져 있던 포르투갈은 30여 초 뒤면 16강 진출이 좌절될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포르투갈에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있었다.

호날두는 23일 미국과의 브라질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려 실베스트르 바렐라(포르투)의 헤딩 동점골을 연결했다. 1차전에서 독일에 0-4로 져 벼랑 끝에 몰렸던 포르투갈은 극적인 2-2 무승부로 승점 1점을 따내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1차전에서 부진했던 호날두가 투혼을 발휘했다. 포르투갈의 팀 닥터 조제 카를루스 노로냐는 “호날두의 부상은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 당장 수술을 받고 두 달 이상 쉬어야 한다”고 걱정했지만 호날두는 강력하게 경기 출전 의사를 밝혔다.

이날 호날두의 전매특허인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전반 35분에 시도한 중거리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갔고, 후반 16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날린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무릎이 온전치 못한 탓에 폭발적인 돌파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순간 최고속도는 시속 25km에 머물렀고 뛴 거리도 9.3km에 그쳤다. 포르투갈은 전반 5분 만에 터진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미국에 연속골을 허용해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90분간 침묵했던 호날두는 단 한 번의 결정적인 크로스로 조국을 구했다.

가까스로 16강 탈락은 모면했지만 포르투갈은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1무 1패(승점 1)로 G조 최하위인 포르투갈(―4)은 승점이 같은 3위 가나(―1)에 골득실에서 뒤져 있다. 27일 독일과 미국(이상 승점 4점)이 3차전에서 비기면 포르투갈은 가나를 이겨도 짐을 싸야 한다. 독일과 미국의 승패가 가려지더라도 골득실을 따져야 하는 포르투갈은 가나를 상대로 대승을 거둬야 한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G조#포르투갈#호날두#미국#독일#가나#16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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