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모성으로 평생 헌신한… 엄마도 여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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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 공연! 문화가 있는 날]연극 ‘엄마를 부탁해’

25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4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작가의 원작소설 못지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25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4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작가의 원작소설 못지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신시컴퍼니 제공
매달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 좋은 공연을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기회다. 이달 ‘문화가 있는 날’ 추천작은 연극 ‘엄마를 부탁해’(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6만 원인 공연을 40% 할인된 가격(1만8000∼3만6000원)으로 즐길 수 있다.

신경숙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원작을 충실히 살려 짜임새 있고 담백하게 연출했다. 2010년 초연된 이후 세 번째 무대. “글로 표현된 내용이 세밀하게 재현돼 가슴 깊이 스며든다”는 게 신경숙 씨의 평.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오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중장년층 여성들끼리 관람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더블 캐스팅은 기본에 트리플, 쿼드러플 캐스팅까지 등장하는 요즘 공연들과는 달리 드물게 단독 캐스팅이어서 호흡을 잘 맞춘 배우들이 주고받는 탄탄한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손숙(엄마), 전무송(아버지), 예지원(장녀) 등이 출연하고 한진섭 씨가 연출했다. 손숙은 희생적이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엄마 역을 노련하게 연기한다. 전무송은 고개를 떨구는 것만으로도 늙고 병든 아내를 잃은 회한을 절절하게 표현해낸다. 엄마를 잃고 자책하는 딸의 심정을 실감나게 그려내는 예지원의 연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줄거리=치매를 앓는 엄마를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가족이 엄마를 찾아 헤매며 엄마와의 기억을 떠올린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구성을 통해 자식과 시동생, 남편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강단 있는 삶을 살아온 엄마를 묘사한다. 그리고 엄마도 결국 여자였음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이 장면=엄마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외할머니에게 업히는 장면은 엄마도 엄마가 필요했다는 사실을 가슴 저리게 묘사한다. 딸이 엄마를 잃어버린 후 “엄마한테 너무 함부로 했어. 나 때문에 아프신 거야”라고 자책하는 대목에선 객석의 훌쩍임도 겹쳐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화가 있는 날#엄마를 부탁해#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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