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반군, 점령지 유력인사 21명 처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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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에 사형선고 판사도 포함… 서부 국경검문소 2곳 추가 장악

이라크의 급진 이슬람 수니파 반군이 점령지역 주요 인사를 잇달아 처형하고 있는 가운데 시아파 마흐디 민병대가 6년 만에 무기를 들어 이라크 종파분쟁의 불길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주도하는 수니파 반군은 22일 서부국경 점령지역인 라와와 아나에서 지역 유력인사 21명을 총살했다고 BBC가 전했다. 반군은 이날 요르단 국경에 접한 투라이빌 검문소와 시리아로 들어가는 알왈리드 검문소가 있는 국경도시 2곳을 추가로 장악했다. 이로써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정부는 까임, 라와, 아나, 루트바에 이어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연결되는 서부지역의 국경검문소 통제권을 모두 잃었다.

또 ISIL은 2006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쿠르드족 출신 라우프 압둘 라흐만 주심 판사를 체포해 처형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이날 보도했다. 요르단 의원 칼릴 아티에흐는 페이스북에 “이라크 혁명 전사들이 16일 라흐만을 생포한 뒤 순교자 사담 후세인의 죽음에 대한 보복으로 이틀 만에 처형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수니파 반군의 보복 처형에 맞서 이라크의 시아파 전사들인 마흐디 민병대 수만 명이 21일 오전 바그다드 시내에서 군사행진을 벌였다. 행진에 합류하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났으며 소총, 기관총, 로켓추진총유탄(RPG) 등을 보유한 지원자 가운데 노란색 자살 폭탄을 허리에 감고 행진하는 그룹도 눈에 띄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008년 미군 철수를 외치며 싸웠던 마흐디 민병대가 6년 만에 최대 무력시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3일 오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앞서 케리 장관은 전날 머물던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라크가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부를 구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각 종파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이라크의 새로운 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이라크#후세인#수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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