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US여자오픈 우승 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2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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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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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9년 만에 마침내 ‘메이저 퀸’ 등극

합계 2언더파 278타 1위…벌써 시즌 2승
1타차 쫓기던 17번홀 8m 버디 퍼트 짜릿
“인생 최고의 퍼트…믿을 수 없는 일” 감격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천재 골프소녀’에서 평범한 골프선수로 전락했던 미셸 위(25·나이키골프)가 비로소 진가를 발휘했다. 제69회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달러)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그동안 쏟아졌던 비난을 모두 잠재웠다.

미셸 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코스(파70·664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2언더파 278타를 쳐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이븐파 280타)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시즌 2승째이자,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9년 만에 거머쥔 자신의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이다. LPGA 투어 통산 4승째다. 우승상금 72만달러(약 7억3300만원)를 챙겨 상금랭킹 1위(158만 달러)로 올라섰고, 세계랭킹은 7위(지난주 11위)까지 끌어올렸다.

미셸 위는 여자골프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였다. 2005년 15세의 나이로 프로가 된 그녀는 스폰서 계약금만으로 1000만달러의 거액을 받은 초대형 슈퍼스타였다. 15세 소녀에게 쏠리는 관심은 대단했다. LPGA 투어에선 금방이라도 최고의 스타가 될 것처럼 들떴고, 그녀를 스타로 만들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스타성은 충분했지만 그에 걸맞은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첫 우승은 데뷔 4년 만인 2009년 나왔다.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이어 2010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2번째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3년간 또 다시 긴 침묵에 빠졌다. 데뷔 8년 동안 2승에 그쳤던 미셸 위는 올 들어 눈에 띄게 달라졌다. 4월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챔피언십에서 3번째 우승을 일구며 부활을 예고했고,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지금까지의 부진을 모두 만회했다.

● 17번홀 8m 버디 퍼트로 우승 확정

화려한 부활의 성공 요인으로 독특한 ‘ㄱ’자 퍼트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제는 전매특허처럼 여겨진다. 미셸 위는 허리를 90도로 굽힌 이 퍼트 자세로 바꾼 이후 확실히 달라졌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재미를 봤다. 그린이 딱딱해 많은 선수들이 3퍼트를 남발했다. 그러나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서 3퍼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평균 퍼트수도 29.25개로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했다.

가장 돋보인 장면은 4라운드 17번홀(파3). 미셸 위는 1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며 루이스에 1타차로 쫓겼다. 그러나 이 홀에서 약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2타차로 달아난 뒤 그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는 아이언 샷도 상승세의 발판이다. 시즌 평균 79%의 그린 적중률로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안정된 퍼트와 정교해진 아이언 샷 덕분에 올해 193개(4위)의 버디를 만들어냈고, 라운드당 가장 많은 언더파(40회·1위)를 기록 중이다. 첫 메이저 우승에 가슴이 벅찬 미셸 위는 “17번홀에서의 퍼트는 내 인생 최고의 퍼트 중 하나일 것 같다. 오늘 경기는 짜릿한 흥분의 도가니였다. 내 이름이 쓰여진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안게 돼 영광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희영(24)은 2오버파 282타로 4위, 이미나(33)와 유소연(24)은 3오버파 283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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