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딴딴한 다리·튼튼한 심장 싣고 아름다운 국도 곳곳 ‘껌 사러’ 다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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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매니저

《 ‘남자에게 자전거란 무엇일까.’
도예작가 이헌정 씨, 안헌수 CJ그룹 부장, 남정우 필립스 팀장, 김영식 한화그룹 매니저가 동아일보 MAN섹션에 ‘남자, 자전거’에 대한 글을 보내왔다.
이달 초 이 씨는 딸과 함께 미국 서부를, 안 부장은 아들과 함께 우리 국토를 달렸다. 남 팀장과 김 매니저는 자전거가 남자의 인생길에 긍정적 에너지를 준다고 했다.
자전거는 남자에게 감각적이고 개인적이며 가정적인 요상한 매력을 주나보다. MAN

북한강변을 따라 강원 춘천 왕복. 경기 양평 소리산 임도에서 두세 시간 동안 사람 한 명, 자동차 한 대 보지 않고 누구의 방해도 없는 호젓한 라이딩. 자전거를 타는 이유다.

5년 전 자전거를 시작했다. 자전거의 가장 큰 효용성은 일단 눈 호강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운동을 쉴 새 없이 했다. 마라톤, 인라인스케이트, 등산 등. 다들 좋은 운동이지만 정작 아름다운 우리 땅을 다이내믹하게 보진 못했다.

자전거는 달랐다. 바퀴에 몸을 실으면 짧게는 30∼40km, 멀게는 하루에 200km까지 새로운 풍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자동차로도 도보로도 느끼지 못하는 우리 땅 속살을 여한 없이 만나고 느낀다.

자전거를 타는 또 다른 이유는 머릿속 수납공간 정리다.

머리가 복잡할 때 자전거를 타고 경사가 급한 고갯길을 오르거나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 페달을 돌려본다. 주말엔 돌 자갈밭 임도(林道)를 오르거나 강변을 쏜살같이 달린다. 상념을 버리게 된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먼 곳을 다녀올 때 집 앞 가게 다녀오듯 ‘껌 사러 간다’고 표현한다. 지난달 나는 홀로 서울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껌 사러 다녀왔다. 남한강, 낙동강, 새재자전거길에서 목격한 우리 국토는 한없이 아름다웠다.

3년 전 봉화 안동 산악 라이딩 때 도산서원을 방문했다. 일행 중 두 분이 입장권을 구입하지 말란다. 자전거는 햇빛 때문에 얼굴을 꽁꽁 싸매고 타느라 그 이유는 뒤에 알았다. 그분들은 경로 우대였던 거다. 자전거의 매력을 또 하나 찾았다. 70이 다 된 나이임에도 젊은이와 큰 차이를 두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딴딴한 다리와 튼튼한 심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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