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L당 25원 인상요인 발생… 우유값 또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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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 “가격연동제따라 인상 당연”… 유업계 “원유과잉에 소비부진” 난색
‘값 변동폭 적을땐 동결’ 협상案 관건… “소비심리 위축 감안 안 올릴 수도”

2013년 가격 인상을 놓고 큰 논란이 일었던 우유 값이 올해 또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유 원료인 원유 가격의 소폭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우유 생산업체들은 현재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해 도입된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른 것으로 제도대로라면 원유 값은 8월부터 현재 L당 940원에서 965원으로 L당 25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원유 값을 높이려는 낙농가와 낮춰 받으려는 우유업체의 대립이 반복되자 정부가 통계청 자료(생산비, 물가)를 근거로 매년 원유 가격을 조정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이 제도가 처음 도입되자 원유 값이 L당 106원, 우유 소매가격은 L당 220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원유 값 인상분을 놓고 낙농업계와 우유업체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유업체들은 “원유 생산량 급증으로 분유 재고가 쌓이고 있고 경기 침체로 소비도 부진해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올해는 가격 인상을 하지 말자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지난해에 대폭 오른 원유와 우유 제품 가격이 올해도 인상되면 소비자들이 거세게 저항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원유 값이 오르는데 우유 값을 그대로 두면 손실이 크다. 그렇다고 1년 만에 가격을 또 올리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낙농업계 측은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올해도 원유 값을 올리자며 맞서고 있다. 다만 매년 벌어질 가격 조정 논란을 고려해 제도 개선에 대해선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연동제 산출 공식에 따라 원유 가격 인상·인하분이 전년도 가격의 2% 이내면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유업계의 제안과 비슷하지만 올해 인상분이 전년 가격의 2.7%에 해당하는 만큼 올해는 가격을 인상하자는 주장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 가격이 25원 오르면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35원 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원유 가격 인상분과 별도로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이 추가 마진을 챙겼기 때문이다.

우유업계와 낙농가 측은 23일 다시 협상에 나선다. 협상에 참가한 한 전문가는 “올해는 세월호 사태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경기의 특수성을 감안해 원유 값이 인상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제도 수정안에 대해선 양측이 치열하게 맞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 원유 가격 연동제 ::

원유(原乳·젖소에서 갓 짜낸 우유) 생산비와 물가의 변동에 따라 매년 원유 가격을 조정하도록 한 제도. 낙농가와 우유업체가 3, 4년을 주기로 원유 가격을 놓고 대립해 유제품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입했다.
#원유#우유#인상#원유 가격 연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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