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남도로 오실땐 ‘두둥실’… 크루즈 관광 시대 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전남에 中 기업단위 방문 늘어
여수엑스포-순천만정원박람회 등 대형행사 잇단 개최에 인지도 상승

12일 오후 전남 여수시 수정동 여수엑스포공원 디지털갤러리가 성대한 만찬장으로 변했다. 길게 늘어선 테이블에 갈비구이, 삼계탕 등 한식 메뉴가 차려졌다. 만찬 주인공들은 전날 14만 t급 로열캐리비언 인터내셔널 크루즈선을 타고 여수를 방문한 중국 암웨이사 단체 관광객. 3200여 명이 550개 테이블에 앉아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들은 주무대에서 펼쳐지는 난타공연과 콘서트를 보면서 만찬을 즐겼다. 식사를 마친 관광객들은 바로 옆 빅오쇼장에서 물줄기가 연출하는 화려한 영상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중국 관광객 차밍 씨(35)는 “맛있는 음식과 수준 높은 공연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밤이었다”며 “기회가 되면 여수를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 크루즈 관광 명소로 부상

전남이 중국 주요 기업 고객의 크루즈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4월 중국 우셴지사를 시작으로 5월 완메이사, 6월에는 암웨이사 우수 고객과 임직원들이 크루즈 선박을 이용해 전남을 찾았다. 특히 암웨이사는 5차례 걸쳐 관광객 1만6000여 명을 보냈다. 이들은 순천 낙안읍성과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곡성 기차마을, 여수 오동도 등을 둘러봤다. 일정 마지막 날 저녁에는 여수엑스포공원의 갈라디너쇼, 케이팝(K-pop) 공연을 관람했다. 전남도는 이들이 체류하는 동안 90억 원을 소비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관광객 방문에는 전세버스 80여 대가 운행돼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된 도내 전세버스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외식업계도 크루즈 관광객을 크게 반기고 있다. 암웨이사 단체 관광객이 6월 한 달 동안 만찬 비용으로 지불한 돈은 무려 30억 원에 달한다. 관광지에 설치된 특산품 판매장과 기념품 가게도 특수를 누렸다. 여수시 관계자는 “쇼핑, 교통, 음식 등 연관 업계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세계박람회 이후 행사장을 활용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전남도는 올해 16차례에 걸쳐 크루즈 관광객 7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4만8000여 명보다 30% 정도 늘어난 것이다.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승무원을 포함해 탑승객이 5000명 이상 되는 14만 t급 이상 대형 여객선이 90%를 차지한다.

크루즈 관광객이 몰리는 것은 여수엑스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행사를 잇달아 개최해 전남에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과의 영유권 다툼으로 반일(反日)감정을 가진 중국인들이 일본 관광을 기피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자치단체의 유치 마케팅 노력도 한몫을 했다. 전남도는 중국·일본·영국의 선사 및 여행사를 초청해 관광지와 항구 등 명소를 돌아보는 팸투어를 했다. 올 하반기에 크루즈 선사가 모여 있는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세일즈에 나설 예정이다. 여수시는 중국 관광객을 위해 환영 현수막을 내걸고 관광안내소와 홍보관도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는 크루즈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8만 t급이 접안할 수 있는 여수항 크루즈 전용부두를 내년까지 15만 t급으로 늘리기로 했다. 박석환 전남도 해외관광마케팅 담당은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대형 프리미엄 아웃렛을 전남 동부권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섬·해양·문화자원을 활용한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