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T공룡들, 한국벤처에 ‘위험한 구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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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쉰-알리바바 등 투자-제휴 제안
기술 벤치마킹해 세계시장 장악땐 한국IT기업 옥죄는 부메랑 될수도

텅쉰(騰訊·Tencent)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의 초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한국 벤처 기업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떠오른 중국이 주변국에 영향력을 투사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한국 투자로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국 기업을 옥죄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텅쉰은 1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한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의 호응 속에 ‘텐센트 모바일 게임 로드쇼’를 개최했다. 스티븐 마 부총재는 “한국 게임 개발사들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한국 기업은 텅쉰의 구애를 기회로만 보지는 않는다. 한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슈퍼 갑’인 텅쉰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정보를 넘겨줘야 해 불안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텅쉰은 시가총액이 140조 원에 이르는 구글과 아마존에 이은 세계 3위 인터넷 기업. 텅쉰은 2012년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되고 올해 3월에는 CJ게임즈에 5300억 원을 투자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부메랑’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텅쉰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은 카카오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네이버나 카카오의 중화권 시장 진출에 큰 걸림돌이 됐다. 알리바바도 올해부터 한국 모바일 게임 회사들과 적극적인 제휴에 나섰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국내 게임업체들은 카카오와 라인 플랫폼 입점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텅쉰과 알리바바 입성으로 목표가 수정됐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중국#IT#벤처 기업#텅쉰#알리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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