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자가용 비행기 타는 CEO들… 회사 주가는 뜰까 내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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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샐러리맨에게 선망의 대상은 단연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일 것이다. ‘재계의 별’이라고 불리는 CEO들은 높은 급여 이외에도 판공비, 자동차, 골프회원권 등 다양한 특혜를 누린다. 이런 특혜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연봉 이외의 부가적인 혜택은 CEO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이들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더 노력하도록 만든다는 의견이 있다. 반대로 CEO들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특혜가 회사의 시장가치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데이비드 예맥 뉴욕대 교수는 포천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993∼2002년 CEO들에게 제공되는 특혜들과 기업 성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예맥 교수는 여러 특혜 중에서 법인 비행기를 살펴봤다. CEO가 개인적 일정에 사용할 수 있는 비행기는 어떤 특혜보다도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인 비행기의 사적 이용이 회사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 예맥 교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발견했다. 첫째, CEO의 보유 지분과 급여 수준은 법인 비행기의 사적 이용 행태와 관련이 없었다. 그 대신 회사 본사와 멀리 떨어진 골프장 회원권을 가진 CEO일수록 법인 비행기를 사적 용도로 빈번하게 사용했다. 둘째, 법인 비행기의 사적 이용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비교 대상 기업에 비해 시장가치가 연간 4% 이상 하락했다. 더욱이 이런 기업들은 애널리스트 예측치 대비 낮은 영업실적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CEO들에게 지나친 부가 혜택을 주면 주주들의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물론 CEO를 비롯한 기업 임원들이 누리는 각종 혜택은 일반 사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업무 의욕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경영진에게 지나친 특혜를 제공하면 주주들이 원하는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회사 가치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엄찬영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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