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벨기에 ‘문학 월드컵’서도 16강 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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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터넷사이트 ‘스리 퍼센트’ 주관… 32개국 대표소설 토너먼트 벌여
운영자가 점수 매기면 투표로 승패
한국선 김영하 ‘빛의 제국’ 출전

미국 문학전문 사이트 ‘스리 퍼센트’ 주관으로 12일 개막한 ‘문학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선정된 소설 ‘빛의 제국’의 작가 김영하. 동아일보DB
미국 문학전문 사이트 ‘스리 퍼센트’ 주관으로 12일 개막한 ‘문학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선정된 소설 ‘빛의 제국’의 작가 김영하. 동아일보DB
사상 첫 월드컵 원정 8강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별예선 통과 여부는 27일(현지 시간 26일) 열리는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국과 벨기에 대표가 16강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는 또 다른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

12일 개막한 ‘문학월드컵(WCL)’ 얘기다. 웹사이트 ‘스리 퍼센트’가 주관하는 문학월드컵은 브라질 월드컵 출전 32개국의 대표 소설을 토너먼트 방식으로 맞붙여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 스리 퍼센트는 영미권 이외의 문학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소개하는 사이트로 미국 로체스터대의 비영리 문학출판사 ‘오픈 레터’가 운영한다.

문학월드컵 32강전에서 맞붙는 김영하 소설 ‘빛의 제국’(왼쪽)과 벨기에 작가 디미트리 베르휠스트 소설 ‘사물의 안타까움성’ 영문판 표지. 동아일보DB
문학월드컵 32강전에서 맞붙는 김영하 소설 ‘빛의 제국’(왼쪽)과 벨기에 작가 디미트리 베르휠스트 소설 ‘사물의 안타까움성’ 영문판 표지. 동아일보DB
한국 대표는 김영하 작가의 ‘빛의 제국’(2006년). 이를 상대하는 벨기에 대표는 2011년 국내에도 번역된 디미트리 베르휠스트의 ‘사물의 안타까움성’이다.

이런 맞대결이 성사된 것은 문학월드컵의 독특한 대진 편성 방식 때문이다. 문학월드컵은 조별리그 없이 32강전부터 토너먼트를 벌인다. 이때 브라질 월드컵의 같은 조에 속한 4개국 대표작 중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위가 가장 높은 나라와 가장 낮은 나라 작품을 맞붙이고 중간 순위 두 나라 작품을 맞붙인다.

그래서 H조에선 벨기에(11위)와 한국(57위), 러시아(19위)와 알제리(22위)가 맞붙는다. 16강전부터는 월드컵과 똑같이 H조 1위와 G조 2위, G조 1위와 H조 2위가 맞붙는데 각조 1, 2위는 FIFA 랭킹 순위로 정한다.

승패는 심판을 맡은 사이트 운영자들이 양국 대표작을 비교해 읽고 축구경기 스코어 형식으로 점수를 띄우면 이에 대한 온라인 찬반투표 결과에 의거해 승패를 결정한다. 18일 현재 심판 리뷰 점수가 나온 경기는 모두 다섯 경기.

브라질의 ‘부다페스트’(시쿠 부라르키)가 카메룬 ‘밤의 어두운 심장’(레오노라 미아노)을 4-0으로, 일본의 ‘1Q84’(무라카미 하루키)가 콜롬비아의 ‘내 슬픈 창녀들에 관한 기억’(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을 1-0으로 앞섰다.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온라인 투표는 심판의 의견에 대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해 처음 문학월드컵을 기획한 스리 퍼센트 측은 “캐나다에서 여자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에는 여성 작가의 문학작품을 가지고 같은 방식으로 문학월드컵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문학월드컵#빛의 제국#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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