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오늘 당장 싸울수 있게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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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주한美대사 내정자 상원 인준청문회
“北 고립 유지하고 제재 강화해야”… 첫 공개발언서 강경기조 천명
“한일관계 개선에 힘 보태고… 한미FTA 車문제 우선 해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마크 리퍼트 국방부 비서실장(오른쪽)이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다자와 양자 제재 및 군사 훈련을 통해 북한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마크 리퍼트 국방부 비서실장(오른쪽)이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다자와 양자 제재 및 군사 훈련을 통해 북한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강력한 방위력과 억지력으로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위해 우리가 북한의 위협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야 한다.”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마크 리퍼트 국방부 비서실장은 17일(현지 시간) 오후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대북정책 3원칙을 천명했다.

리퍼트 내정자는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북한과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합의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며 “다자와 양자 제재 및 군사훈련을 통해 북한 정권을 견제하고 미국이 그들의 행태를 지켜보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에 조기 경보레이더인 ‘X밴드 레이더’ 추가 배치 계획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강력한 미사일방어(MD) 체제 구축 의지도 역설했다.

한미동맹의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북한 고립 유지 △제재와 군사훈련 강화 △MD 체제 강화라는 세 가지로 요약해 다시 강조한 것이지만 신임 대사의 첫 공개 발언치고는 매우 강한 어조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방부에서 일한 경력 때문인 듯 강한 군사적 접근법이 두드러졌다.

리퍼트 내정자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등과 긴밀히 협의해 대북 억지를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주한미군 2만8500명이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추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관계에 대해선 “지금보다 강한 적이 없었다”며 “한미동맹은 우리(미국)가 전 세계에서 가진 가장 중요한 대외관계 중 하나”라고 높게 평가했다.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해 양국 간 대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미국은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나서도록 장려해 왔다”며 “지난달 말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양국 관계에 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와 함께 두 나라가 어렵고 고통스러운 역사적 이슈를 극복할 수 있는 의견 교환을 하도록 북돋우기 위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강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 등 경제 이슈들도 집중적으로 물었다.

리퍼트 내정자는 “한미 FTA 이행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사안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나 원산지 문제 같은 일부 불공평한 사안이 존재한다. 자동차 문제는 두드러진다(outstanding)”고 자동차 문제를 꼭 집어서 거론했다.

리퍼트 내정자를 비롯해 4명의 자질을 검증하는 이날 청문회는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리퍼트 내정자가 NSC 비서실장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치지 않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조직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지적해 갈등을 빚었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은 이날 “당신은 멋지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리퍼트 내정자는 청문회가 끝난 뒤 퇴장하면서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부인 로빈 씨는 “한국에 가게 되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리퍼트 내정자의 최종 인준은 상원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청문회#리퍼트#주한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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