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또 디폴트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美연방대법, 채무조정 신청 각하… 헤지펀드에 빌린 모든 빚 갚아야

1970년대 후반부터 2001년까지 세 차례 외환위기를 맞았던 남미의 경제 강국 아르헨티나가 4번째 외환위기에 직면했다. 이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헤지펀드에 손을 벌린 것이 화근이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16일 아르헨티나 정부가 제기한 미 헤지펀드에 대한 채무재조정 신청을 각하했다. 미 헤지펀드에 갚아야 할 빚을 깎아달라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요청을 미 최고 사법기구가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다시 외환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외환위기 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미국 독일 일본 등 19개국으로 구성된 채권국 협의체인 ‘파리클럽’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97억 달러 상환 계획에 합의했다.

한숨을 돌렸던 아르헨티나 정부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ACM NML자산운용 등 미 헤지펀드였다. 이 금융기관들은 “채무재조정에 합의할 수 없으며 모든 빚을 갚아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8월 뉴욕 제2순회 항소법원은 헤지펀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에 불복해 미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16일 ‘빚을 갚으라’는 최후통첩을 받게 된 셈이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미 연방대법원의 결정 직후 자국 방송에 출연해 “판결대로 15억 달러(약 1조5300억 원)를 헤지펀드들에 갚으면 (다른 채권자들에게) 추가로 150억 달러 규모의 채무를 갚아야 한다. 이는 현재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아르헨티나#디폴트#헤지펀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