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여기는 브라질] 홍명보·카펠로 축구는 닮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8일 06시 40분


홍명보 감독이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아레나 판타날에서 펼쳐진 공개 훈련 도중 선수들을 모아놓고 당부사항을 전하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양회성 동아일보기자 yohan@donga.com
홍명보 감독이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아레나 판타날에서 펼쳐진 공개 훈련 도중 선수들을 모아놓고 당부사항을 전하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양회성 동아일보기자 yohan@donga.com
1. ‘원 팀’ 강조…개인보다 팀이 우선
2. 성공적 선수생활 바탕 강한 통솔력
3. 수비부터…압박·공간 등 조직 축구

한국대표팀 ‘홍명보호’와 러시아대표팀 ‘카펠로호’의 행보는 마지막까지도 비슷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리는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H조) 1차전에서 마주친다. 그런데 양 국에는 공통점이 상당히 많았다. 무엇보다 팀을 강조했고, 전략노출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또 연이은 비공개 훈련으로 결전의 순간까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는 벤치의 비슷한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더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지고, 선수단 문화가 결정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지켜본 홍명보(45) 한국 감독과 파비오 카펠로(68·이탈리아) 러시아 감독은 연봉(홍명보 8억원·카펠로 60억원·출처 데일리메일)에서만 다윗과 골리앗처럼 큰 차이를 보였을 뿐, 성향과 스타일에선 여러 모로 ‘닮은 꼴’이었다.

● 개인은 없다!

홍명보호의 슬로건은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이다. 하나의 팀이 동일한 정신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를 지닌다. 대표팀에는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이들이 많지만, 태극마크를 다는 순간, 이름은 사라진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아니라면 팀에 녹아야 한다. 큰 무대에서 통하려면 개인이 아닌 조직으로 싸워야 한다”는 것이 홍명보 감독의 지론이다.

카펠로 감독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출중해도 ‘팀’의 원칙에서 벗어나면 가차 없다. 빅리그에서 뛰는 개성 강한 스타들을 불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화감을 경계했기 때문에 러시아리그 소속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소집기간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금지령을 내렸듯, 카펠로 감독도 SNS와 사적인 만남을 차단하고 있다.

● 강한 통솔력

홍명보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던 한국축구의 아이콘이다. 카펠로 감독도 선수시절 수비와 중원을 두루 책임지며 리더 역할을 했다. 성공적인 선수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관록을 지도자로서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굳이 두 감독의 차이를 꼽자면 지도자 경력이다. 홍 감독은 2009년 U-20(20세 이하) 대표팀을 시작으로 사령탑으로 입문한 데 반해 카펠로 감독은 오래 전부터 세리에A를 중심으로 다양한 곳에서 숱한 성공을 일궜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은 그리 인기가 많지 않았다. 러시아 취재진은 “카펠로 감독은 브라질에서 한 번 인터뷰를 했다. 훈련장도 공개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자율도 없다. 입단속만 하다보니 소통이 전혀 안 된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 축구는 수비부터!

전술적 철학에서도 둘은 상당히 비슷하다. 강한 수비가 뒷받침돼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홍명보 감독이 추구해온 ‘한국형 축구’의 핵심은 ▲수비 ▲압박 ▲역습 ▲공간 ▲조직력 등인데, 카펠로 축구도 이와 흡사하다. 축구의 기초가 단단한 디펜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끝없이 강조해왔다. 클럽 사령탑 시절, 기자들과 수비축구에 대한 언쟁을 벌일 정도로 자신의 전략과 전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쿠이아바(브라질)|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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