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혈관이 울퉁불퉁? 하지정맥류 의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17일 06시 55분


혈관이 도드라지면서 다리가 쑤시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하지 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운동으로 생긴 힘줄로 오해하고 방치하면 피부염이나 궤양을 유발하고, 심하면 심장과 폐의 주요 혈관을 막을 수도 있다. 스포츠동아DB
혈관이 도드라지면서 다리가 쑤시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면 하지 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운동으로 생긴 힘줄로 오해하고 방치하면 피부염이나 궤양을 유발하고, 심하면 심장과 폐의 주요 혈관을 막을 수도 있다. 스포츠동아DB
격렬한 운동·오래 서 있을 때 발병
흡연·고콜레스테롤 식습관도 원인
치료 늦어지면 피부염·궤양 등 위험
초기엔 주사로 간단하게 치료 가능


회사원 백주성(46)씨는 마음만은 태극전사 못지않은 축구마니아다. 주말이면 조기축구회에 나가 오전 내내 공을 찼고, 모임의 마무리는 항상 고기회식이었다. 최근 들어 몸이 뻐근하고 다리가 저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월드컵 분위기에 들떠 지난 일요일에도 어김없이 축구로 하루를 보냈다. 백 씨는 축구를 통해 주말을 건강하고 알차게 보낸다고 생각했지만, 몸은 갈수록 무거워졌다. 하지만 그는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란 생각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어느 날 백 씨는 공을 차다 갑자기 다리가 쑤시는 듯한 아픔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정맥 혈관에 이상이 있어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축구가 오히려 건강을 해친 것이다.

강남연세흉부외과 김재영 원장은 “백 씨는 대표적인 정맥질환인 하지정맥류가 생긴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격렬하게 운동을 하고 고기 위주의 식습관을 반복하면서 증상이 빠르게 악화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남성은 여성에 비해 다리에 튀어나온 혈관에 대해 무신경하고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진료인원은 2009년 13만5000명에서 지난해 15만3000명으로 4년 만에 1만8000명(13%)이나 늘었다.

● 뱀꼬리처럼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이 보인다면 하지정맥류 의심

운동을 할 땐 심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혈액순환이 원활한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는 정상적으로 순환돼야 할 피가 피부 밑에 고여 혈관이 도드라지는 질환이다. 운동으로 생긴 힘줄로 오인하기 쉬운데, 고장 난 혈관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생긴 증상이다. 푸른 혈관이 도드라지면서 다리가 쑤시고 무거운 느낌이 든다.

유전적인 요인이 발병의 주된 원인이며, 교사나 군인, 경찰 등 오래 서 있는 직업군, 농부나 주부처럼 쪼그려 앉는 시간이 많은 사람, 사무직 직장인처럼 다리의 움직임이 없이 오랜 시간 한 자리에 앉아 있는 직업군에서 쉽게 발생한다. 흡연, 콜레스테롤이 높은 식사 습관도 혈관을 약하게 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혈관이 늘어져 혈액이 정체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면 피부염이나 궤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응고된 피딱지(혈전)가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 심장과 폐의 주요 혈관을 막을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비교적 간단해 환자의 부담이 적다. 하지정맥류 증상 초기에는 주사를 놓는 방법인 혈관경화요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혈관을 굳게 만드는 주사 요법으로 혈관을 보면서 정확하게 주사할 수 있어 재발이 거의 없다. 증상이 심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흉터가 남지 않고 통증이 적어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 하지정맥류 환자를 위한 맞춤 운동법

1. 운동 전 아침 식사를 하라

축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을 공복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하면 오히려 근육 손실을 부른다. 운동 시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

2.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

준비운동은 심장이나 근육에 자극을 줘 몸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혈류를 빠르게 하여 운동능력을 상승시킨다. 경기 최소 한 두 시간 전에는 일어나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발목과 종아리를 자주 주물러서 정맥 순환을 돕자.

3. 운동 때는 압박스타킹 착용도 효과적

하지정맥류 치료 전에는 격렬한 운동은 자제해야 하지만, 굳이 해야 한다면 전문의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압박스타킹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허벅지보다 종아리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정맥순환이 원활해진다.

4. 격렬한 운동 후에는 마무리 운동을

경기 후에는 준비운동과 동일하게 마무리 운동을 해줌으로써 심박수와 혈액순환 속도를 천천히 낮춰 주어야 한다. 갑자기 근육이 쉬어버리면 젖산이 분해되지 않아 근육 사이가 뻣뻣해진다.

5. 운동 후 음주는 금물

경기 전날은 물론이고 운동 직후 음주는 피해야 한다. 또한 장시간 사우나나 온천욕도 좋지 않다. 운동 후에는 기름기가 많지 않은 거친 탄수화물이나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근육 피로도와 혈관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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