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뒤 사라지는 ‘프리킥 스프레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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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
아르헨티나 사업가 2002년 발명… 월드컵엔 첫 등장 세계적 관심

GettyImages 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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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월드컵 때마다 공인구는 더 빠르고 정확해진다. 축구화는 가벼워지고 유니폼은 기능성을 더한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기술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최고 히트 상품은 바로 ‘사라지는 스프레이(Vanishing Spray)’다.

13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부터 주심은 캔 형태의 스프레이를 들고 다니며 프리킥 상황 때마다 하얀 줄을 긋고 있다(사진). 프리킥이 나오면 주심은 공 주변에 스프레이를 뿌린 뒤 10야드(약 9.15m)를 걸어가 수비벽 앞에 직선을 긋는다. 면도 크림 같은 이 스프레이는 인체에 무해하고 1분 정도 지나면 저절로 사라진다.

예전 같으면 프리킥이 나오면 수비수들은 조금이라도 볼 가까이에 벽을 세우려고 했다. 주심이 휘슬을 불기도 전에 벽이 허물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공격 측 역시 조금이라도 공을 골대에 가깝게 두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스프레이가 있으면 언제든 규정에 따라 정확히 공과 수비벽의 위치를 정할 수 있다.

이 사라지는 스프레이는 2011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클럽 월드컵에서도 사용됐다. 미국프로축구리그(MLS)는 몇 해 전부터, K리그도 지난해부터 이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스프레이를 발명한 사람은 파블로 실바라는 이름을 가진 아르헨티나 사업가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반 졸업생 축구대회 때 우리 팀이 프리킥을 얻어 내가 공을 찼는데 수비벽이 프리킥 지점에서 고작 3m 앞에 있었다. 심판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졌고 너무 화가 나 이 제품을 발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사라지는 스프레이를 발명한 뒤 제품명을 ‘9:15 페어플레이’라고 지었다. 9:15는 프리킥 상황에서 공과 수비벽 사이의 최소 거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리킥#스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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