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위안부 발언, 상처입은 분께 사과” 野 “구차한 변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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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식 논란 해명 기자회견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간담회를 자청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한편 “본의와 다르게 제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간담회를 자청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한편 “본의와 다르게 제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일본군 위안부 발언 논란에 대해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칼럼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유족과 국민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었다.

문 후보자가 직접 해명을 통해 정면 돌파를 선언하자 야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문 후보자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려다 돌연 취소해 ‘입단속’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문 후보자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 행위”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10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논란이 된 교회 발언을 비롯해 중앙일보 재직 시절 칼럼 등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였다.

문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 메모를 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은 여러분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며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 행위다. 저는 딸만 둔 아빠여서 마치 제가 지금 당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프다”고 말했다. 일본 식민 지배 등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교회 강연과 관련해선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라며 “우리 민족에겐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갑자기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냈다”며 “총리 지명 다음 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 사람이 돼버렸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회견은 문 후보자가 몸을 낮추되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회견은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을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정부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은 17일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퇴”

새정치민주연합은 원내대표를 두 차례 지낸 박지원 의원을 인사청문위원장에 내정하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은 국민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더이상 국민과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이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기자들에 e메일을 보내 “말은 생각과 태도를 반영한다. ‘그때는 총리 후보자가 아닌 기독교인으로서 한 말’ 등의 변명은 구차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민은 ‘아베 브러더스, 제2 일본 총리’를 대한민국 총리로 원하지 않는다”며 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문 후보자의 식민사관 발언은 이념을 떠나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본인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는 게 성숙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후보가 무대(청문회장)에 올라오기도 전에 이념에 물든 주홍글씨를 덧씌워 내쫓으려 하면서 국민소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문창극 사과#문창극 기자회견#국무총리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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