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구글 - MS 틈새 파고들어 2018년 매출 1조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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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용 SW기업 이미지 벗고 글로벌 종합 IT기업 승부수
“연내 2, 3개 국내외기업 M&A”

이홍구 한컴 대표
이홍구 한컴 대표
“국민에게 진 빚, 글로벌 시장 성공으로 갚겠습니다.”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 한글과 컴퓨터(한컴)가 ‘국내용 오피스(사무용 프로그램) 판매 기업’의 굴레를 벗겠다고 선언했다. 이홍구 한컴 대표는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WE호텔에서 열린 전략발표회에서 “2018년까지 매출 1조 원의 종합 소프트웨어 그룹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1990년 이찬진 전 대표가 설립한 한컴은 ‘사무용 프로그램 시장의 네이버’ 같은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프로그램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국내 공공기관과 많은 일반 소비자들은 한컴의 ‘아래아 한글’을 쓴다. 덕분에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반의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도 이겨냈다.

하지만 회사의 주인이 10년간 아홉 번 바뀌면서 경영상 심각한 부침을 겪었다. 성장도 정체됐다. “국내 조달 시장에만 비싼 값을 받는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다시 경영이 안정된 것은 2010년 김상철 현 회장이 인수하면서부터다. 김 회장은 “회사를 팔 계획은 없으며, 소유와 경영은 철저히 분리하겠다”고 천명했다.

한컴이 ‘종합 소프트웨어 그룹’ 도약을 선언한 것은 점차 가열되는 경쟁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MS에 이어 구글까지 인터넷만 접속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웹 기반 오피스 ‘구글 독스’를 무료로 내놓으면서 국내 시장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황. 이를 제품의 질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간의 시너지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컴의 관계사는 지난달 인수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특정 분야 컴퓨터 작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업 ‘MDS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소프트포럼(보안솔루션), 다윈텍(전자구동칩용 소프트웨어) 등 8개. 올해 2, 3개 국내외 기업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동남아 지역의 기업과도 접촉 중이다.

핵심 사업인 오피스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차세대 웹 표준 HTML5를 기반으로 한 웹오피스 ‘넷피스’를 내년 초 출시하기로 했다. 넷피스는 ‘구글 독스’처럼 문서 작성과 저장, 열람을 클라우드 컴퓨팅(임대형 컴퓨터 서비스)으로 구현한다. 오피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외부의 프로그램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컴 큐브’라는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구글이나 MS와 직접 규모의 경쟁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제품 성능이 탁월하기 때문에 유럽 등의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한컴#구글#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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