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文 낙마시킬것” 靑 “동의안 16일 국회 제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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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정면돌파’… 청문회 격돌 예고

머리 맞댄 지도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식민지배와 6·25전쟁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이 담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 동영상을 시청하다가 박대출 대변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머리 맞댄 지도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식민지배와 6·25전쟁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이 담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2011년 온누리교회 강연 동영상을 시청하다가 박대출 대변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13일에도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강연 관련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창극의 궤변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상을 능멸하고 하나님을 팔아 하나님을 욕보이는 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문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라는 압박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지도부를 중심으로 “본인이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문 후보자를 엄호하고 나섰다. 정부는 16일 박근혜 대통령 명의의 임명동의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문 후보자 측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13일 “‘군 위안부 발언’은 일본 측의 형식적이고 말뿐인 사과보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개인적 의견을 피력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 야 ‘강공’, 여 ‘돌파’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시중에는 박 대통령의 수첩이 아니라 아베(일본 총리)의 수첩에서 인사를 했다는 농담도 있다”며 “대한민국의 상식을 부정하는 사람을 고집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문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은 언론사에 법적 대응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하면서 “총리도 되기 전에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야당 일각에선 청문회 거부 주장도 나왔지만 그보다는 철저한 검증으로 낙마시킨다는 기조로 청문회 준비에도 착수했다.

이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 후보자의 논란이 되고 있는 교회 강연 동영상 등을 시청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말 몇 마디를 갖고 그의 삶을 재단하고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문 후보자를 감쌌다.

김진태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애국심이 넘치는 분’이란 느낌”이라고 했고,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4·3을 폭동이라고 규정한 것은 지당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결국 청와대가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16일 국회에 제출키로 한 것은 여권과의 협의하에 ‘정면 돌파’로 대응 기조를 결정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문회가 이뤄진 뒤에도 본회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새누리당 의석수는 148석(전체 285석)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日 언론 ‘文 위안부 발언’ 일제히 보도 13일 요미우리 도쿄 마이니치 산케이신문 등 일본 조간신문들은 예외 없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문제 발언을 다뤘다.
日 언론 ‘文 위안부 발언’ 일제히 보도 13일 요미우리 도쿄 마이니치 산케이신문 등 일본 조간신문들은 예외 없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문제 발언을 다뤘다.
○ 일 언론, ‘軍 위안부 발언’에 큰 관심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한국 총리 후보, 위안부 문제 ‘사죄받을 필요없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문 후보자가 과거 강연에서 ‘일본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한 발언이 발각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개각을 단행하고 쇄신하려고 하지만 혼란을 수습할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한국 총리 후보 또다시 고르나?’라는 제목 아래 “일본의 식민지배와 전후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 우리 민족의 DNA(유전자)”라는 문 후보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야당의 반발이 강해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취임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문창극#국무총리 후보#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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