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박명환 2군행 끝내기폭투 문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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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6월 14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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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또 박명환이 필요한 때가 있을 거야.”

NC는 13일 마산 한화전을 앞두고 박명환(37)을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이날 박명환과 함께 이태양(21)을 2군으로 내리고, 임창민(29)과 이민호(21)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에 대해 “박명환은 좀 더 시간을 줘야할 것 같다. 2군에 가서 좀 더 던지면서 경기 감각과 컨트롤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어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명환은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LG에서 재계약을 하지 못한 그는 지난 1년간 무적 상태로 몸을 만들다 지난해 말 NC에 입단했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것은 2010년 이후 4년 만이었다.

통산 102승을 기록 중인 박명환은 4일 마산 넥센전에서 1군 무대에 선을 보였다. 20-3으로 크게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 3개를 허용하면서 2사만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2010년 7월 10일 잠실 두산전 이후 1425일 만에 오른 1군 마운드. 승부와는 상관없는 상황에 등판했지만 그는 경기를 종료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리고 12일 잠실 두산전에 두 번째 등판을 했다. 이번에는 승부와 직결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9회초 이종욱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이루자 김경문 감독은 9회말 박명환을 호출했다. 이날 선발 태드 웨버가 경기 직전 허리 근육통으로 빠지면서 투수들을 소모했고, 박명환은 NC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정수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만 해도 좋았다. 그러나 민병헌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볼카운트 3B-2S에서 1루 견제 악송구가 나오며 1루주자 민병헌이 3루까지 내달렸다. 여기서 오재원을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폭투가 되면서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상태가 돼 버려 3루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시즌 1호이자 역대 26호 끝내기 폭투로 기록됐다. 결국 NC는 3-4로 패했고, 박명환은 시즌 첫 패이자 개인통산 91패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명환의 2군행은 이에 대한 문책은 아니다. 김 감독은 “어제(12일) 많은 투수가 등판하지 않았다면 박명환은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투수를 많이 써서 오늘 경기를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명환이가 2군에 내려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박명환의 슬라이더가 예리해 끝내기 폭투가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명환이의 슬라이더는 움직임이 좋아 포수가 잡기 힘들 정도다. 직구처럼 오다 확 떨어진다. OB 시절에 진갑용도 많이 빠뜨렸다”면서 “어제는 포수(이태원)가 명환이의 직구성 슬라이더를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놓친 측면도 있다. 바운드된 공을 몸으로 막았으면 멀리 흘러가지는 않았을 텐데 하필이면 공이 딱딱한 레그가드에 맞고 멀리 가는 바람에 결승점을 내줬다”며 웃었다.

박명환은 실제로 1군에서 2경기에 등판해 1.2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4개를 잡았다. 특유의 슬라이더에 관록으로 타자를 상대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볼넷 4개가 나올 정도로 아직 컨트롤과 실전감각이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은 “박명환은 이제 많은 홀드와 승리보다는 팀이 필요로 하는 장면에서 역할을 해줘야한다. 두산전 같은 상황에서 또 나올 수 있다. 2군에 가서 좀 더 던지고 충분히 몸을 잘 만들면 팀에 힘이 될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산|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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