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 교통카드 해킹, 1억8000만원 챙긴 고교생 일당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3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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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 교통카드를 해킹한 뒤 잔액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4개월간 1억8000만 원을 챙긴 고교생 등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킹을 통해 카드에 돈을 무한 충전을 할 수 있는 일명 '슈퍼카드'는 빗나간 10대의 호기심에서 만들어졌고, 30대 어른들은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3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모 씨(34)씨와 장모 군(17)군 등 5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서 씨 등은 2월부터 5월 28일까지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선불 교통카드(마이비카드)의 잔액을 조작한 뒤 전국 편의점과 마트 등을 돌며 문화상품권과 물품을 사거나 환불받아 1억8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장군은 2010년 마이비카드의 초기모델이 해킹됐다는 뉴스를 보고 인터넷에서 방법을 알아낸 뒤 새로운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알게 된 서씨에게 50만원을 받고 넘겼다. 서 씨는 인터넷 동호회원인 김모 씨(38) 등 3명의 휴대전화기에 이 해킹 프로그램을 깔아주고 복제한 마이비카드를 주면서 50만원씩 받아 챙겼다.

김씨 등은 15분 간격으로 5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으로 마이비카드의 잔액을 조작해 현금처럼 사용했다.

장 군은 영어에 능통할 뿐만 아니라 13세 때 고교 검정고시를 통과할 정도로 수재였고, 온라인상에서 프리랜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틈틈이 외국 원서 등을 참조해 해킹프로그램을 연구한 뒤 1월 슈퍼카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자신이 만든 해킹프로그램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연결된 충전카드의 집적회로(IC)칩의 보안을 해제시킨 것. 그리고 충전한도액인 50만 원까지 원하는 액수를 입력하면 비어있던 충전액이 자동으로 채워졌다. 그가 해킹에 성공한 마이비카드는 보안에 취약한 구형 모델(마이페어 클래식)로 현재 전국에 수 백 만장이 발행돼 사용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가 된 카드는 보안이 취약하고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사용정지가 되지 않는 등 취약점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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